나는 수술하는 정신과 의사입니다 - 매일 인간의 가장 깊은 어둠과 마주하며 상처를 절개하고 삶을 다시 잇는 시간들
김수룡 지음 / 미류책방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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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이라는 공간은 매일 환자들의 고통 섞인 신음이 교차하는 치열한 삶의 최전선이다. 물리치료사로 일하며 매일 환자들의 아픈 몸을 만지고 재활을 돕는 나에게 김수룡 작가의 나는 수술하는 정신과 의사입니다라는 책은 동종 업계의 유대감을 느끼게 해줬다. 단순히 의학적 지식을 뽐내는 책이 아니라 마음의 병을 고치기 위해 애쓴 의사의 치열한 고뇌와 진심 어린 사랑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기록이다.

저자인 김수룡 작가는 1991년 정신과 전공의로 시작해 30여 년 동안 환자들을 치료해 왔다. 약물로 증상만을 치료하고 돌려보내면 다시 관계 속에서 무너져 재발하는 환자들을 보며 깊은 한계를 절감했다고 한다. 결국 저자는 증상 치료를 넘어 환자와 가족이 함께 삶을 회복하는 관계 중심의 치유에 몰두하게 되었다. 그리고 오랜 임상을 마치고 2025년 힐링요트 정신건강 연구소를 설립하여 요트라는 열린 공간에서 단 한 사람 단 한 가족의 완성을 위해 새로운 가족 환경 치료를 개척하고 있다. 자신의 인생을 하나의 교향곡에 비유하며 그동안 쌓아온 모든 것을 가장 창의적으로 펼쳐내는 모습이 경이로웠다.

​비록 다루는 분야는 다르지만 병원이라는 같은 공간에서 매일 환자를 만나는 물리치료사의 관점에서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저자가 그들의 보이지 않는 마음과 아픈 삶의 역사까지 온전히 들여다보려 애쓰는 대목에서 가슴이 뜨거워졌다. 나 역시 도수치료실에서 환자들의 굳어진 관절과 근육을 손으로 직접 만지며 치료할 때 그들의 통증이 단순히 육체적인 피로 때문만은 아님을 매일 온몸으로 느낀다. 환자들이 겪는 일상의 스트레스나 마음의 깊은 상처는 고스란히 목과 어깨 그리고 허리의 단단한 긴장으로 나타나기 마련이다. 저자가 뇌 신경망을 정교하게 다듬으며 환자의 잃어버린 일상을 되찾아주려 했던 것처럼 나 또한 환자의 아픈 몸을 손끝으로 정성스레 어루만지며 그들의 무너진 일상과 얼어붙은 마음까지 함께 치료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에게 치료사로서 환자를 대하는 매일의 태도를 다시금 깊이 돌아보게 만든 참으로 고마운 거울이다. 단순히 기계적으로 몸의 근육만 치료하는 치료사가 아니라 환자의 보이지 않는 마음의 슬픔까지 읽어내고 안아줄 수 있는 진짜 치료사가 되어야겠다고 단단히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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