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티아라 플라워 - 꽃으로 쓰는 삶의 기록
이정아 지음 / 스토리닷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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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곳곳에 꽃이 놓여 있을 때 느껴지는 은은한 향기와 생기는 생각보다 강하다. 평소 꽃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아내 덕분에 우리 집 거실 테이블 위에는 계절마다 각기 다른 꽃들이 아름답게 자리를 잡곤 한다. 결혼기념일이나 생일 같은 특별한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내가 가장 고심해서 고르고 아내가 가장 기대하는 선물도 단연 꽃다발이다. 아내의 손을 잡고 양재동 꽃시장을 처음 방문했던 날의 기억이 아직도 생각난다. 꽃시장은 수많은 꽃들이 뿜어내는 진한 향기와 상인들의 활기찬 목소리로 가득 차 있었다. 붉은 장미부터 이름 모를 수수한 들꽃까지 가득한 그곳에서 눈을 반짝이며 행복해하던 아내의 모습을 보며 나 역시 꽃이 지닌 마법 같은 매력에 서서히 물들어갔다. 이정아 작가의 티아라 플라워라는 책을 만난 것은 아내와 함께했던 그 좋았던 시장의 기억들을 소환하는 동시에 꽃을 바라보는 내 시선을 한층 더 깊고 풍성하게 만들어준 참 다정한 시간이었다.

​이 책의 저자인 이정아 작가는 단순한 플로리스트를 넘어 한국의 꽃 문화를 선도해 온 독보적인 예술가다.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유명한 플라워 숍이자 아카데미인 티아라 플라워를 오랜 시간 운영하며 수많은 이들에게 꽃의 아름다움과 공간의 가치를 전파해 왔다. 국내외의 정통 플라워 디자인을 두루 섭렵하고 꽃이 지닌 본연의 선과 색을 가장 우아하게 살려내는 그의 감각은 업계에서도 널리 인정받고 있다. 수많은 대기업의 공간 연출과 명품 브랜드의 플라워 스타일링을 도맡아 진행할 만큼 그의 손끝에서 탄생하는 작품들은 남다른 격조와 스토리를 품고 있다. 단순히 꽃을 예쁘게 꽂는 기술이 아니라 꽃을 통해 삶을 치유하고 일상의 격을 높이는 그만의 독창적인 철학은 느껴진다. 거장의 정직한 경험과 깊이 있는 노하우가 담긴 저자의 이력은 책에 수록된 감각적인 사진들과 어우러져 독자에게 깊은 신뢰감을 준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단지 눈이 즐거운 화보집을 넘어 꽃을 매개로 한 삶의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꽃의 종류와 계절별 특징 그리고 초보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기본적인 플라워 디자인 기법까지 친절하게 담겨 있다. 꽃의 줄기를 어떻게 자르고 어떤 화기에 꽂아야 꽃이 오랫동안 숨을 쉴 수 있는지에 대한 실전 디테일들은 당장 다가오는 아내의 생일에 직접 꽃을 사서 더 정성스럽게 선물해 주고 싶다는 도전 정신을 불러일으켰다.

​티아라 플라워는 꽃을 가꾸는 법을 가르쳐주는 실용서를 넘어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과의 관계를 떠오르게 했다. 이제는 아내와 함께 양재동 꽃시장을 갈 때나 이벤트 날 꽃다발을 건넬 때 꽃의 이름 하나 송이의 의미 하나를 더 깊이 생각하며 건넬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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