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다르게 쏟아지는 인공지능 관련 뉴스를 접할 때마다 편리함보다 깊은 불안감이 엄습하곤 했다. 내가 공들여 쌓아온 지식과 노력들이 무용지물이 될지도 모른다는 무서운 자각 때문이었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 마주한 김상윤 작가의 AI시대 인간증명이라는 책은 생존 설계도를 제시한다. 단순히 기술의 진보를 나열하거나 인공지능의 편리함을 찬양하는 대중 서적이 아니다. 대신 기계가 인간보다 똑똑해진 초지능 시대에 우리가 어떻게 스스로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고 살아남을 것인지에 대한 날카로운 인문학적 고찰과 실전 전략을 담고 있다.김상윤 작가의 독보적인 이력에 눈길이 갔다. 그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디지털 경제학자이자 현재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AI비즈니스 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기업의 디지털 전환 자문은 물론이고 삼성전자 임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에이아이 리더십 과정과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의 교육을 도맡아 진행할 만큼 현장에서 가장 인정받는 최고의 전문가다. 기술의 표면만 핥는 이론가가 아니라 기술이 바꿀 세상의 거대한 경제적 흐름을 추적해 온 든든한 전문가이기에 그가 전하는 메시지들은 하나같이 묵직하고 실증적이다. 난해한 디지털 경제학적 개념을 일반인들의 눈높이에 맞춰 쉽고 흥미롭게 풀어내는 저자의 필력 덕분에 몰입하여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책의 수많은 통찰 중에서 나에게 가장 큰 눈길이 가는 첫 번째 대목은 2장에 나오는 경력의 배신이라는 부분이었다. 저자는 내 10년의 경력이 AI업데이트 한 방에 날아갈 수 있다는 경고를 던진다. 그동안 우리는 한 분야에서 묵묵히 쌓아온 시간과 숙련도가 나만의 강력한 진입장벽이 될 것이라 굳게 믿어왔다. 하지만 AI는 인간이 평생을 걸쳐 터득한 전문 지식을 단 몇 초 만에 학습하고 완벽하게 실행해 낸다. 오랜 세월 버텨온 경력이 더 이상 나를 지켜주는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직시했을 때 겁이 나기 시작했다. 저자는 과거의 성공 경험과 익숙한 경력에 안주하는 베테랑일수록 변화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가장 먼저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또 하나 내 시선을 오랫동안 붙잡고 실질적인 실천을 다짐하게 만든 대목은 12장의 프롬프트는 권력이다라는 장이었다. 이 장에서 저자는 인공지능을 다루는 핵심 언어인 프롬프트를 단순한 명령어가 아니라 새로운 시대의 막강한 지배 권력으로 정의한다. AI가 모든 정답을 가지고 있는 시대에는 정답을 외우는 능력보다 가치 있는 대답을 이끌어내는 정교한 질문 능력이 곧 부와 계급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어떤 맥락으로 어떻게 질문을 던지느냐에 따라 결과물의 수준은 천양지차로 갈라진다. 이 구체적인 설명을 접하며 나 역시 그동안 AI를 단순한 호기심 도구로만 가볍게 소모해 왔던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다. 기술을 막연히 두려워하기보다 내 일을 백 배로 확장해 줄 나만의 비서로 삼기 위해 프롬프트 작성 역량을 완벽하게 마스터해야겠다고결심하게 만든 파트였다.결국 AI 시대 인간증명은 기계의 언어를 영리하게 도구로 지배하면서도 인간 고유의 호기심과 공감 능력을 극대화하라는메시지를 건넨다. 다가올 미래의 판도 속에서 부품이 아닌 주인공으로 당당하게 살아가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이 큰 도움이 되어줄 것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