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가끔은 너로 살고 싶다
박상중 지음 / 좋은땅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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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중 시인의 나도 가끔은 너로 살고 싶다라는 시집은 제목부터 지치고 고단한 하루를 보낸 나에게 괜찮다고 말을 건네는 듯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가끔 내 무거운 어깨와 책임을 내려놓고 다른 사람의 가벼운 발걸음으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작가의 소개 글처럼 늘 밖으로만 향했던 소란스러운 마음을 안으로 들여놓으며 내면에서 건져 올린 날 것의 언어들이 담긴 이 시집은 무심히 지나쳤던 소소한 사연들이 우리 인생에 얼마나 커다란 감동을 주는지 일깨워준다.

이 시집의 여러 시 중에서 유독 기억에 남는 작품은 프로포즈라는 시였다. 흔히 프로포즈라고 하면 화려하고 거창한 약속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 시가 전하는 느낌은 참으로 소박하면서도 깊고 정직했다. 힘든 세상 속에서 진짜 소중한 고백은 결국 낮고 다정한 목소리로 건네는 평범한 약속이라는 사실이 뭉클하게 만들었다. 나 역시 아내에게 편안하고 든든한 짝이자 다정한 벗이 되어주고 싶다는 다짐을 해보았다.

또 하나 내 마음에 깊숙이 들어온 작품은 ‘내 글의 수명’이라는 시였다. 생각을 적고 나누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내가 내놓은 투박한 문장들이 과연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고민하는 작가의 고백에 공감했다. 단순히 종이 위에 활자가 아니라 누군가의 쓸쓸한 마음에 따뜻한 온기로 오래 기억되는 시간이야말로 진짜 글의 수명일 것이다. 내 감정과 기록들이 혹시나 금방 떨어지는 낙엽 같은 것은 아닐지 스스로를 되돌아보며 오늘 내가 적는 짧은 생각 한 줄에도 조금 더 진실된 마음을 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늘 내가 가장 많이 한 말은 ‘괜찮아’ 고 가장 많이 삼킨 말은 ‘사실은‘ 이라는 본문 구절을 읽으며 마음이 먹먹해졌다. 외로운 밤에 홀로 꺼내 읽으면 나만 아픈 것이 아니라는 든든한 위안을 얻을 수 있다. 시인의 문장들이 메말랐던 내 마음의 한기를 온기로 채워주는 시간이었다.

이 서평은 서평가 지스
@jisikinn.book 의 '지식인 독서단'을 통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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