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날을 벤 물결 - 카르마, 고통의 대물림을 멈추다
유영식 지음 / 미다스북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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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게 요동치는 푸른 파도의 모습을 가만히 들여다보며 마음이 차분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유영식 작가의 장편소설 칼날을 벤 물결은 우리 삶에서 반복되는 고통과 상처의 대물림을 어떻게 멈출 수 있는지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다. 고통은 사라지지 않지만 멈출 수는 있다는 책의 메시지는 매일 무거운 마음으로 하루를 버텨내는 현대인들에게 감동을 준다.

이 소설이 전하는 깊은 지혜는 저자가 걸어온 독특한 삶의 이력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책을 집필한 유영식 작가는 사람의 마음을 오래 들여다보며 위로의 에세이를 써온 섬세한 작가이면서 동시에 현재 전자제어펌프 전문기업에서 부사장으로 일하고 있는 독특한 배경을 가지고 있다. 치열하고 냉정한 비즈니스의 현장에서 매일 땀 흘리며 일하는 동시에 인간 영혼의 상처와 내면의 평화를 이토록 고요하게 그려냈다는 사실이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어쩌면 기계를 다루며 물의 흐름을 제어하는 그의 본업처럼 소설 속에서도 인생의 거친 물결과 고통의 흐름을 자각하고 조절하는 법을 이야기하는 것 같아 신뢰감이 생겼다.

소설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비극적인 업의 고리가 이어지는 과정과 그것을 자각하고 내려놓으며 마침내 멈추는 과정을 주인공 도윤의 삶을 통해 보여준다. 도윤이 겪는 삶의 굴곡과 상처는 칼날처럼 날카롭지만 그것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고요히 수용하는 물결의 모습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물은 절벽을 만나야 폭포가 되며 절벽이 두려워 나아가지 못하면 결국 고여서 썩게 된다는 구절이 감동적이었다. 고통을 외면하거나 도망치려 하지 않고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무디게 만드는 태도야말로 우리가 삶을 진정으로 회복하는 방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바쁜 일상 속에서 나 스스로 고통의 악순환을 만들어내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깊이 되돌아보게 만든다. 이 책은 삶의 방향을 잃고 허우적거리는 모든 이들에게 스스로 멈출 수 있는 용기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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