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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재
오현일 지음 / 도서출판이곳 / 2026년 6월
평점 :
오현일 작가의 장편소설 아재는 1980년대 해남의 작은 정착지를 배경으로 상처 가득한 열두 살 소년 수동이와 삶의 끝자락에서 정착지를 찾아온 한 남자의 우정을 담고 있다. 떠나는 것이 유일한 꿈이었던 외로운 소년과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던 남자가 흙먼지 날리는 황량한 마을에서 만나 서로의 온기를 나누며 삶의 의미를 되찾아가는 과정은 아름답다.
이 소설이 지닌 진정성은 저자가 걸어온 이력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 소설을 집필한 오현일 작가는 글을 쓰는 소설가이자 나무를 다듬는 목수라는 이색적인 이력을 가지고 있다. 해남에서 태어나 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개인 블로그 문학하는 목수를 통해 묵묵히 글을 써온 그의 삶은 책 속 문장들과 닮아 있다. 거친 나무를 깎아 쓸모 있는 물건을 만드는 목수의 정직한 손으로 다듬어낸 문장들은 깊은 감동을 준다. 작가가 열두 살 어린 시절에 처음 구상했던 이야기를 오랜 세월 마음속에 품어두었다가 마침내 소설로 완성했다는 고백은 이 작품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눈앞에 1980년대 해남의 쓸쓸한 풍경과 두 사람의 다정한 순간들이 영화의 장면처럼 생생하게 그려졌다. 수동이가 품은 깊은 외로움과 아재가 겪는 슬픔 그리고 흙먼지 속에서도 하루를 살아내는 정착지 사람들의 모습은 한 편의 잘 만들어진 영상 작품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 이야기는 스크린을 통해 영화로 만들어져도 정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람이 부는 시골 마을의 풍경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따뜻한 인간애가 영상으로 표현된다면 훨씬 더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전해줄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저마다의 아픔을 안고 살아간다. 이 책은 나에게 타인의 슬픔을 함부로 짐작하지 않고 조용히 곁을 지켜주는 것만으로도 깊은 응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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