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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여자
선요 지음 / dodo / 2026년 5월
평점 :
그림책은 아이들이 주로 읽는 책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우연히 선요 작가의 나무여자를 펼치기 전까지는 그랬다. 연둣빛 가득한 표지 속에서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한 인물의 모습이 시선을 끌었다.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길수록 이 책은 아이들보다 오히려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는 어른들을 위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주인공 나무여자는 마른 나뭇가지처럼 마르고 긴 팔다리를 가졌지만 정작 몸에는 힘이 없다. 세상의 시선 속에 갇힌 채 자신만의 방에 머물며 외롭고 고단하게 살아가는 그녀의 모습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닮아 있었다. 매일 똑같은 일상에 갇혀 한 걸음도 내딛지 못하고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는 무기력한 날들이 겹쳐 보였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나무여자가 좁은 방을 벗어나 밖으로 나아가는 과정이 좋았다. 초록빛 가득한 숲속을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장면은 단순히 길을 나선 것이 아니라 억압되어 있던 스스로를 해방시키는 행동이었다. 이 모습을 보며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거창한 성공이 아니라 내 마음대로 숨 쉬고 달릴 수 있는 자유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스스로를 옭아매던 수많은 시선과 의무에서 벗어나 나 자신으로 존재할 수 있는 자유의 공간이 누구에게나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선요 작가의 섬세한 연필선과 풍성한 색채는 글자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건넸다. 자연과 인간의 정서적 연결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작가의 소개처럼 책 속의 수풀과 나무들은 모두 주인공을 위로하고 지지해 주는 든든한 친구들이었다. 굳어버린 마음에 맑은 바람을 불어넣어 주고 나 역시 어딘가로 훌쩍 자전거를 타고 떠나고 싶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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