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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살펴보는 다양성 이야기 - 신체, 문화, 성, 인종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는 사회 ㅣ 철수와 영희를 위한 사회 읽기 시리즈 19
주수원 지음 / 철수와영희 / 2026년 6월
평점 :
주수원 작가의 영화로 살펴보는 다양성 이야기라는 책은 최근에 읽은 이제 진짜 남자 안만날 거야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면서 읽게 되었다. 평소 휴식이나 오락을 위해 영화를 즐겨 보곤 했다. 화면 속 화려한 연출이나 배우들의 연기에 빠져들 뿐 그 이면에 담긴 사회적 의미나 차별의 문제까지는 깊게 생각해보지 못한 편이었다. 하지만 이 책은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스크린 속 다양성 이슈들을 섬세하게 끄집어내어 나의 편협했던 시야를 넓혀준다. 장애나 인종 그리고 성별 등 자칫 무겁고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사회 문제들을 영화라는 친숙한 매체를 통해 접근하니 더 마음에 깊이 와닿았다.
책을 읽으며 가장 큰 도움을 받은 부분은 각 챕터 끝마다 마련된 영화마다 생각해 볼 문제라는 코너였다. 단순히 영화의 줄거리를 요약하거나 평론을 늘어놓는 것에 그치지 않고 독자 스스로 우리 사회의 차별과 혐오에 대해 깊이 생각하도록 도와준다. 내가 만약 저 상황이라면 어땠을까 혹은 우리 사회의 제도는 과연 평등하게 작동하고 있는가 와 같은 질문들을 던져준다. 이 코너 덕분에 수동적인 관람객에서 벗어나 주체적인 관점으로 세상을 다시 바라보고 굳어진 생각의 틀을 과감하게 깨부수는 계기를 만들 수 있었다.
책에 소개된 여러 영화 중에서도 나의 마음을 가장 복잡하게 만들었던 것은 위대한 쇼맨 파트였다. 개봉 당시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며 화려한 음악과 소외된 사람들의 당당한 연대에 엄청난 감동을 받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하지만 책을 통해 알게 된 실제 피티 바넘의 이야기는 영화 속 낭만적인 영웅의 모습과는 정반대여서 적잖은 충격과 안타까움을 느꼈다. 자신의 돈벌이를 위해 장애인과 흑인 등 사회적 약자들을 철저히 착취하고 동물원 구경거리처럼 전시했던 바넘의 잔혹한 진짜 역사를 마주하고 나니 참담한 기분이 들었다. 미디어가 만들어낸 감동적인 포장지가 얼마나 위험한지 깨달았다. 진정한 다양성의 존중은 매체에 속지 않고 불편한 진실을 똑바로 마주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배웠다.
평소 사회적 소수자 인권 특히 동성애 차별 문제에 관심이 많아서 퀴어 장르나 관련 다큐멘터리 영화들을 꽤 많이 챙겨보는 편이었다. 나름대로 열린 시각을 가졌다고 자부했지만 이 책의 성 다양성 파트를 읽으며 여전히 배울 것이 많음을 알게 되었다. 특히 책에 소개된 한국 영화 윤희에게는 개봉 당시 입소문만 들어보고 아직 직접 보지는 못한 작품이었다. 동성애는 병인가요 라는 도발적이고도 본질적인 책의 질문 아래 중년 여성들의 애틋한 연대와 사랑을 덤덤하게 풀어낸 해설을 읽으니 호기심이 강하게 일었다. 이 책을 계기로 오랫동안 미뤄두었던 훌륭한 퀴어 영화 한 편을 만나고 또 직접 감상해야겠다는 동기가 생겼다.
이 책은 단순히 볼만한 영화를 추천해 주는 가벼운 가이드북이 아니다. 나와 다른 타인을 어떻게 진심으로 이해하고 포용할 것인가를 치열하게 고민하게 만드는 인문학 교재이자 사회 교과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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