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과 함께하는 민주주의 이야기 창비청소년문고 47
최태현 지음 / 창비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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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뉴스를 보거나 인터넷 커뮤니티를 들여다보면 마음이 답답해질 때가 참 많다. 특히 유튜브 쇼츠나 자극적인 알고리즘에 무방비로 노출된 청소년들이 편향된 정보에 휩쓸려 점차 극우화되는 현상을 볼 때면 더욱 걱정이 앞선다. 복잡한 사회 문제를 단편적인 프레임으로만 바라보고 누군가를 향한 혐오를 놀이처럼 소비하는 아이들에게 진짜 민주주의의 의미를 어떻게 알려줄 수 있으려나 걱정하던 중에 최태현 교수의 청소년과 함께하는 민주주의 이야기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갈수록 양극화되는 지금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민주주의 가이드 같은 역할을 해준다.

민서와 수빈이라는 두 또래 학생의 대화 형식으로 글이 전개되면서 또래 학생들이 이해하기 쉬운 구성이다. 사실 민주주의나 국가 권력 그리고 시민 사회 같은 묵직한 주제들은 자칫하면 지루하고 딱딱한 도덕 교과서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친구들이 일상에서 품을 법한 솔직한 의문을 나누고 서로 토론하는 과정을 보면 어려운 정치 현안들도 쉽고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었다.그 대화의 한가운데 끼어들어 함께 고개를 끄덕이고 새로운 질문을 던지는 듯한 몰입감을 줘서 청소년 독자들이 전혀 지루할 틈 없이 끝까지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광장과 한국의 민주주의를 다룬 장에서 언명된 촛불혁명의 진정한 의의였다. 광장에 수많은 시민이 모여 평화롭게 목소리를 내고 부당한 권력에 당당히 맞섰던 촛불의 기억은 우리 현대사에서 결코 지울 수 없는 아주 중요한 변곡점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 숭고했던 민주주의의 의미가 퇴색되거나 때로는 조롱의 대상이 되는 안타까운 현실을 마주하곤 한다. 촛불혁명이 단순히 과거에 일어난 한 번의 이벤트가 아니라 현재 진행형인 주권재민의 발현임을 명확하게 짚어준다. 맹목적인 비난이나 극단적인 진영 논리에 빠져 점차 극우화의 길로 접어드는 일부 청소년들에게 건강한 시민 의식과 연대의 가치를 일깨워주기 위해 이 내용은 중요하고 절실하게 다가왔다.

또한 각 주제의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다음의 책들을 추가로 읽어보세요’라는 코너가 세심하게 마련되어 있는 점도 훌륭했다. 단 한 권의 책으로 세상의 모든 궁금증을 완벽하게 해결할 수는 없기에 독자가 스스로 지식을 넓혀 나갈 수 있도록 안내를 해준다. 너무 무겁고 어려운 인문학 도서들을 무작정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막 민주주의에 흥미를 느낀 아이들이 부담 없이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는 좋은 책들을 골라 추천해서 자연스러운 독서의 확장으로 이어지게 만든 저자의 배려가 돋보였다.

우리가 지금 매일 누리고 있는 자유와 권리는 결코 어느 날 공짜로 얻은 것이 아니다. 수많은 사람의 숭고한 희생과 치열한 토론 그리고 굳건한 연대를 통해 힘들게 쟁취해 낸 소중한 결과물이다. 앞으로 이 세상을 이끌어갈 자라나는 세대가 자극적인 혐오 표현 대신 스스로 깊이 사고하고 타인과 평화롭게 공존하는 방법을 제대로 배우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단순한 정치 교양서를 훌쩍 넘어 우리 사회의 어두운 미래를 밝혀줄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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