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일하지만 외롭긴 싫으니까 - 따로 또 같이 유연하게 연결되는 법
정문정 외 지음 / 책장속북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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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어딘가에 소속되지 않고 혼자 일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나 역시 매일 정해진 출근지가 없는 프리랜서의 삶을 자주 상상해보곤 한다. 겉보기엔 자유로워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지독한 고독과 고립감이 짙게 숨어있을 것이다. 정문정, 고수리 작가를 비롯한 여덟 명의 작가들이 함께 쓴 혼자서 일하지만 외롭긴 싫으니까는 바로 그 고독과 연대에 관한 기록이다. 제목부터 혼자 일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속마음을 정확히 꿰뚫어 본 것 같았다.

정글살롱이라는 공동 작업실의 온기를 독자에게 고스란히 전달해 준다. 8명의 프리랜서 작가들은 고독하되 고립되지는 말자며 한 공간에 모여 각자의 글을 쓴다. 글을 읽다 보면 어느새 나도 파란 문을 열고 들어가 그들의 커다란 원목 테이블 한구석에 조용히 자리를 잡고 앉아있는 듯한 생생한 기분이 든다. 타닥타닥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와 은은한 커피 향기 그리고 누군가 한숨을 쉬면 조용히 간식을 건네주는 다정한 분위기가 내 방까지 전해지는 것 같았다.

8명의 작가의 이력과 글의 색깔은 저마다 다르고 다채롭다. 에세이스트, 소설가, 동화작가 등 각자의 영역에서 치열하게 활자를 빚어내는 사람들의 내밀한 고민이 진솔하게 담겨 있다. 프리랜서로서 겪어야 하는 불안정한 수입이나 기약 없는 마감의 압박 그리고 혼자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한다는 중압감은 직장인인 나조차도 깊이 공감할 수 있을 만큼 현실적이고 날카로웠다. 하지만 그들은 그 불안에 무너지지 않고 정글살롱이라는 공간 속에서 서로의 존재를 곁눈질하며 묵묵히 버텨내는 방법을 터득해 나간다.

프롤로그의 제목인 우리에겐 동지가 필요하다는 문장이 책 전체를 보여준다. 책의 부제인 따로 또 같이 유연하게 연결되는 법은 이 시대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관계의 훌륭한 형태를 보여준다. 우리는 모두 자기만의 정글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외로운 개인들이다. 하지만 서로의 안부를 묻고 느슨하게 연결된 끈을 쥐고 있을 때 그 정글은 더 이상 두려운 미지의 숲이 아니라 생명력이 넘치는 따뜻한 쉼터로 변한다. 무거운 책임감을 잠시 내려놓고 서로의 일상을 다정하게 지켜봐 주는 동지들의 존재가 얼마나 큰 구원이 되는지 작가들의 글을 통해 느꼈다.

글을 읽다 보니 나 역시 유상호정형외과에서 오랫동안 물리치료실을 혼자 지키며 일했던 시절이 겹쳐 떠올랐다. 비록 업무 특성상 내 공간에서는 나 홀로 일해야 했지만 다른 부서 동료들과 허물없이 친하게 지내고 바쁠 때면 서로 기꺼이 도와가며 일했던 따뜻한 순간들이 있었다. 물리적으로는 혼자 일하더라도 다정하게 마음을 나누는 동지들이 곁에 있다면 결코 외롭지 않다는 사실을 나의 예전 경험과 정글살롱 작가들의 모습을 통해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마지막 문장을 읽어 내려가며 나에게도 이런 정글살롱 같은 공간과 든든한 동지들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부러운 마음이 가득해졌다. 비단 프리랜서 작가들뿐만 아니라 팍팍한 사회생활 속에서 나 홀로 섬처럼 떨어져 있다고 느끼는 모든 현대인들에게 이 책은 뭉클한 위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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