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지만 로망 찾아 떠납니다 - 좋아하는 일들로 나를 채운 나트랑 한 달 살기
김세현(클로드) 지음 / 책과나무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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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일상에 지칠 때면 누구나 한 번쯤 훌쩍 짐을 싸서 낯선 곳으로 떠나는 상상을 하곤 한다. 나 역시 아내와 함께 여행을 다니며 언젠가 꼭 한 달 살기를 해보자고 다짐했지만 막상 현실의 벽 앞에서 나중으로 미루고 말았다. 그러던 중 김세현 저자의 엄마지만 로망 찾아 떠납니다라는 책을 읽게 되었고 표지에 적힌 아이와 베트남 나트랑 한 달 살기라는 문구의 용기가 멋있어 보였다.

작가의 엄청난 용기와 실행력이 느껴진다. 혼자 몸으로 떠나는 여행도 쉽지 않은 마당에 한창 손이 많이 가는 아이를 데리고 낯선 이국땅에서 한 달을 꼬박 살아낸다는 것은 엄청난 결단이 필요한 일이다. 책을 읽는 내내 나는 늘 돈이나 시간 핑계를 대며 미뤄왔던 로망을 과감하게 현실로 만들어낸 작가의 여행이 진심으로 부러웠다. 워킹맘으로서 겪어야 했던 치열한 일상의 피로를 털어내고 오롯이 나와 아이의 행복에 집중하기 위해 떠난 그 여행의 시작점부터 응원하게 된다.

특히 책의 배경이 된 베트남은 아내와 함께 가장 많이 여행을 갔던 곳이라 책을 읽는 즐거움이 배가 되었다. 글 속에 등장하는 익숙한 거리의 풍경이나 오토바이 경적 소리 그리고 짭짤하고 구수한 쌀국수 냄새가 묘사될 때마다 아내와 땀을 뻘뻘 흘리며 걸었던 나트랑의 기억들이 생생하게 떠올라 무척 반가웠다. 저자의 말처럼 나트랑은 물가가 저렴해서 맛있는 음식을 부담 없이 마음껏 즐길 수 있고 치안도 꽤 안정적인 편이라 가족 단위로 한 달 살기를 하기에 정말 최적의 장소라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들었다.

책 속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대목은 꼭 유명한 관광 명소를 쫓아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작가의 담담한 여행 철학이었다. 보통 여행을 가면 하나라도 더 보고 와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려 피곤한 일정을 강행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작가는 그저 아이와 손을 잡고 낯선 동네의 골목길을 느릿느릿 걷거나 우연히 발견한 현지 카페에 앉아 시원한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고 말한다.

일상에서는 절대 누릴 수 없었던 그 느긋하고 평화로운 시간의 흐름이야말로 한 달 살기가 주는 진짜 선물임을 깨달았다. 화려한 볼거리보다 매일 아침 눈을 떠서 마주하는 낯선 공기와 여유가 주는 치유의 힘이 얼마나 큰지 글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나도 아내와 함께 나트랑의 해변을 거닐며 아무 계획 없이 그저 시간의 흐름에 몸을 맡겼던 그 순간들이 가장 행복하게 기억에 남아 있기에 작가의 소박한 여행 방식에 깊이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엄마지만 로망 찾아 떠납니다는 단순한 여행 가이드북이 아니다. 엄마라는 이름 뒤에 묻어두었던 자신의 진짜 꿈과 로망을 찾아 나선 한 작가의 가슴 뛰는 도전기이자 아이들과 함께 성장해 나가는 따뜻한 가족 일기다. 현실의 무게에 짓눌려 여행을 망설이고 있거나 언젠가 낯선 곳에서의 한 달 살기를 간절히 꿈꾸는 모든 분들께 이 용기 있는 기록을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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