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별이 마음에 들어 - 제11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김하율 지음 / 상상스퀘어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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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장르라고 하면 우주선이 날아다니고 레이저가 빗발치는 먼 미래의 거창한 이야기를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김하율 작가의 이 별이 마음에 들어는 그런 뻔한 공식에서 벗어나 지극히 한국적이고 현실적인 배경 위에 외계인이라는 낯선 설정을 얹어 독특한 온도를 만들어내는 소설이다. 팍팍한 서울의 일상 속으로 숨어든 외계인 니나의 시선으로 그려지는 지구 생존기는 기시감과 함께 진한 여운을 남긴다.

가장 매력적인 것은 주인공 니나라는 존재가 시간이 지나면서 보여주는 입체적인 변화다. 처음 지구에 불시착했을 때만 해도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철저히 이성적으로 계산하며 어떻게든 자신의 진짜 모습을 숨기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그녀였다. 하지만 정체를 숨기기 위해 선택한 미싱사라는 직업을 통해 다양한 지구인들과 부대끼고 니나의 내면에는 서서히 균열이 생긴다. 차갑고 완벽했던 외계인이 엉성하고 상처투성이인 지구인들의 삶에 스며들며 점차 따뜻한 감정을 배우고 불완전함을 긍정해 나가는 과정이 뭉클하게 다가왔다.

소설을 읽는 내내 마치 한 편의 감성적인 독립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그 중심에는 음악이 있었다. 이야기의 중요한 국면마다 나성의 가면, 별의 조각 같은 특정 노래들이 언급되는데 신기하게도 글을 읽으면서 귓가에 그 멜로디가 실제로 들리는 듯 했다. 음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이방인인 니나와 지구인들이 말없이 감정을 교류하고 서로를 이해해 가는 연출이 무척이나 낭만적이었다. 소설 속에 등장했던 노래들을 찾아 들으며 니나가 느꼈을 낯선 지구의 온기를 상상해 보곤 했다.

이 소설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 이유는 SF라는 환상적인 외피를 입고 있지만 그 속살은 지극히 현실적이고 때로는 시리도록 아픈 한국 사회의 이면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에 분명 존재하지만 외면하고 싶었던 소외된 이웃들의 모습이 외계인 니나의 시선을 통해 건조하지만 날카롭게 포착된다. 우주에서 온 이방인의 눈에도 차갑고 가혹해 보이는 이 별에서 어떻게든 서로 체온을 나누며 살아남으려 애쓰는 인물들의 연대가 깊은 위로를 건넨다.

이 별이 마음에 들어는 거대한 우주의 질서보다 작고 보잘것없는 존재들이 뿜어내는 따뜻한 빛에 주목하는 소설이다. 상처 입은 이들이 서로를 할퀴는 대신 서툰 방식으로나마 서로를 보듬어 안는 법을 배우는 이 아름다운 이야기는 차가운 현실에 지친 마음을 다독여준다. SF의 상상력과 따뜻한 인간애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소설을 찾고 있다면 이 책을 적극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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