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돌의 이력서
이상현 지음 / 애플북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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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조명 아래 수많은 환호를 받는 아이돌의 삶은 아마도 직업 중에서 가장 화려한 무대다. 하지만 그 무대 뒤에는 데뷔조차 하지 못하고 사라지거나 데뷔를 하더라도 빛을 보지 못하고 잊혀가는 이른바 망돌 망한 아이돌들의 씁쓸한 현실이 존재한다. 이상현 작가의 망돌의 이력서는 바로 그 실패한 아이돌이 무대를 내려와 세상이라는 진짜 야생에 맨몸으로 부딪히며 살아남은 생존기다.

가장 놀라웠던 것은 저자의 롤러코스터 같은 이력이다. 아이돌 그룹 BTL의 멤버 큐엘로 데뷔하여 짧은 스포트라이트를 맛보았지만 결국 팀은 해체되고 그는 스물다섯 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처음으로 사회에 던져진다. 춤과 노래밖에 모르던 그가 아르바이트를 전전하고 피팅 모델, 의류 사업, 홈쇼핑 등 닥치는 대로 일하며 생계를 유지해야 했던 과정은 연예계의 냉혹한 현실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가장 감탄했던 부분은 그런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결코 주저앉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목표를 향해 달려갔다는 점이다. 실패를 딛고 일어나 29살에 뒤늦게 대학에 진학하고 결국에는 대기업 S사의 사원증을 목에 걸기까지의 기록은 한 편의 잘 짜인 인간 승리 드라마를 보는 듯했다.

아이돌 시절의 실패를 원망하거나 과거에 얽매이는 대신 오히려 그 경험을 바탕으로 나만의 무기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인상 깊었다. 수많은 오디션과 무대 경험을 통해 단련된 깡과 무대 체질은 영업이라는 새로운 직무에서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강력한 역량으로 발휘된다. 기회가 오면 무조건 잡고 본다거나 실패하더라도 일단 저지르고 수습한다는 작가의 저돌적인 태도는 안전한 길만 고집하며 머뭇거리던 내 모습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이 책은 단순히 망한 아이돌의 이직 성공담이 아니다. 뜻대로 풀리지 않는 현실 앞에서 좌절하고 있는 모든 청춘들에게 건네는 뜨거운 위로이자 실질적인 동기부여다. 무대 위 화려한 아이돌 큐엘이 아니라 세상이라는 더 큰 무대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낸 직장인 이상현의 이야기는 실패를 두려워하는 이들에게 다시 일어설 용기를 준다. 현실의 벽 앞에서 막막함을 느끼고 있거나 새로운 도전을 망설이고 있는 분들께 이 멋진 이력서를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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