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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라는 이름으로 - 엉뚱하고 사랑스러운 둘째 두리의 좌충우돌 성장기
주홍사과 지음 / 샘터사 / 2026년 5월
평점 :
이 책은 언제나 언니에게 치여 1등이 되지 못해 서러운 둘째 두리의 엉뚱하고도 사랑스러운 좌충우돌 성장기를 그린 만화다. 태어날 때부터 2등이라는 애매한 위치에서 남몰래 서운함을 삼키면서도 자신만의 무대를 만들어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두리의 모습이 무척이나 귀엽고 공감이 갔다. 남들은 잘 모르는 둘째만의 반짝임을 담았다는 작가의 말처럼 이 책은 세상의 모든 둘째들에게 그리고 누군가의 형제자매로 자라온 우리 모두에게 따뜻한 위로와 웃음을 선물한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동글동글하고 귀여운 그림체다. 거북이 등껍질 가방을 메고 씩씩하게 걸어가는 두리의 모습부터 뭔가 불만이 있는 듯 뚱한 표정까지 만화 컷마다 캐릭터들의 매력이 생생하게 살아있다. 두리 뿐만 아니라 언니를 비롯한 가족들과 용주까지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책장을 넘기는 내내 미소가 끊이지 않았다.
1장 내가 1등이 아니었다에서는 언니라는 큰 산을 마주한 두리의 험난한 생존기가 펼쳐진다. 새 옷 대신 늘 언니가 입던 헌 옷을 물려 입어야 하고 부모님의 관심도 왠지 언니에게만 쏠려 있는 것 같아 억울해하는 두리의 에피소드는 둘째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두리는 그저 주저앉아 투덜거리지만은 않는다. 언니를 이기고 싶어 하면서도 결국엔 언니 덕후임을 인정하고 언니와 함께라서 더 좋았다고 고백하는 츤데레 같은 모습은 미워할 수 없는 두리만의 사랑스러움이다.
책을 읽는 내내 지금은 일본으로 이민을 간 내 동생과의 어린 시절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어릴 때는 별것 아닌 일로 서로 투닥거리고 경쟁하기도 했지만 돌이켜보면 그 모든 순간들이 우리를 더 단단하게 연결해 준 소중한 기억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두리의 엉뚱한 행동 뒤에도 결국에는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이 든든한 밑바탕으로 깔려 있다는 사실이 뭉클한 감동으로 다가왔다.
세월이 흐르고 나이가 들면 두리 역시 부모님의 품을 떠나 독립을 하게 될 것이다. 각자의 삶이 바빠져 지금처럼 매일 얼굴을 맞대고 지지고 볶는 일은 줄어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만화 속에 담긴 두리와 가족들의 사랑스러운 에피소드들은 결코 잊혀지지 않고 죽을 때까지 가슴 한편에 따뜻한 추억으로 남아 그들의 삶을 지탱해 줄 것이라 믿는다.
둘째라는 이름으로 겪어야 했던 서러움과 질투심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며 성장해 나가는 두리의 이야기는 평범한 우리들의 일상과 무척 많이 닮아 있다. 거창한 위로나 깨달음 대신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머금게 하는 따뜻한 가족 만화가 필요하다면 이 사랑스러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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