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지 않는 뇌 - 해야 할 일을 미루는 이들을 위한 뇌과학자의 처방전
스가와라 미치히토 지음, 김동희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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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계획을 세우지만 며칠 못 가 흐지부지되거나 중요한 일을 눈앞에 두고 자꾸만 딴짓을 하게 되는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것이다. 나 역시 늘 시작이 어렵고 지속하는 것은 더 어려워 스스로를 의지박약이라 자책하곤 했다. 스가와라 미치히토 저자의 미루지 않는 뇌는 이런 고질적인 미루기 습관이 내 성격이나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뇌의 태생적인 시스템 때문임을 과학적으로 명쾌하게 설명해 준다.

이 책이 다른 자기계발서와 차별화되는 가장 큰 지점은 바로 뇌과학적 접근법에 있다. 무작정 굳은 결심을 강요하거나 뻔한 정신론을 설파하는 대신 뇌신경외과 전문의인 저자는 뇌가 왜 자꾸 일을 거부하고 에너지를 절약하려 드는지 그 근본적인 메커니즘을 보여준다. 인간의 뇌는 전체 체중의 2퍼센트에 불과하지만 소모하는 에너지는 20퍼센트나 되기에 연비가 매우 나쁘고 그래서 본능적으로 획일적인 루틴을 선호하며 새로운 도전을 회피한다는 사실이 꽤나 충격적이면서도 큰 위로가 되었다. 내가 게으른 것이 아니라 내 뇌가 효율을 추구하도록 설계되었을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나니 그동안 나를 괴롭혔던 죄책감에서 조금은 해방되는 기분을 느꼈다.

특히 내 삶에 당장 적용해 보고 싶었던 흥미로운 방법론 두 가지가 눈에 띄었다. 첫 번째는 1장에서 다루는 도파민을 컨트롤하는 구체적인 방법이다. 단순히 목표를 세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기 암시를 걸거나 일을 아주 작은 단위로 쪼개어 성취감을 자주 맛보게 함으로써 뇌에 긍정적인 도파민을 분비시키는 전략이다. 큰 목표 앞에서 지레 겁을 먹고 미루던 내 패턴을 돌아보며 일단 시작할 수 있는 아주 작은 행동부터 설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실감했다.

두 번째로 인상 깊었던 부분은 4장의 게임화로 매너리즘을 막을 수 있다이다. 어떤 일이든 반복되다 보면 뇌는 금세 지루함을 느끼고 동력을 상실하기 마련이다. 이때 일상적인 과제나 업무에 게임의 요소를 도입하여 보상이나 레벨업의 개념을 부여하면 지루한 일도 훨씬 흥미롭게 지속할 수 있다는 저자의 주장은 무척 신선하고 실용적이었다. 거창한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 없이 나만의 작은 규칙과 보상을 설정하는 것만으로도 실질적으로 일상에 꽤 재미있는 변화를 줄 수 있을 것 같아 시도해 볼 만하다.

미루지 않는 뇌는 결국 게으른 뇌를 억지로 채찍질하는 것이 아니라 뇌의 작동 원리를 잘 이해하고 영리하게 구슬리는 방법을 알려주는 실용적인 가이드북이다. 반복되는 작심삼일에 지쳐 자신을 탓하기 바쁜 사람이라면 이 책이 제시하는 과학적인 처방전을 통해 구체적인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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