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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랑스러운 말들은 너를 위해 태어난 것 같다 - 정영욱 문장 필사집
정영욱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26년 5월
평점 :
평소 위로가 되는 글귀를 눈으로만 가볍게 읽어 넘기곤 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에세이를 직접 필사해 보는 경험을 했다. 정영욱 작가의 모든 사랑스러운 말들은 너를 위해 태어난 것 같다는 제목에서부터 팍팍한 마음에 온기를 불어넣어 주는 기분이었다.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될 것이다라는 에세이로 수십만 명의 마음을 어루만졌던 작가가 펴낸 첫 문장 필사집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그동안 눈으로만 글을 소비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펜을 쥐고 작가의 언어들을 내 손으로 눌러쓰는 과정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깊이 마음에 와닿았다.
매일 밤 하루 일과를 마치고 고요한 방에 앉아 하루에 하나씩 정해진 문장을 써 내려갔다. 그저 글자를 베껴 적는 단순한 노동이 아니라 하루 동안 엉켜있던 복잡한 생각들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마음 정리를 하기에 좋은 필사집 이었다. 책에 담긴 활자가 내 글씨로 변해 종이 위에 하나씩 새겨질 때마다 작가가 건네는 위로가 겉돌지 않고 온전히 내면으로 스며드는 듯한 안정감을 느꼈다. 진실로 스스로를 좋아하게 되면이라는 책의 첫 번째 파트를 필사하면서 평소 타인에게는 관대하면서 정작 나 스스로에게는 꽤 인색하고 가혹하게 굴었던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여러 좋은 문장들을 마주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내 마음을 오래 머물게 했던 부분은 두 번째 파트에 담긴 나만 무너지지 않으면 된다라는 문장이었다. 이 글귀를 종이 위에 묵묵히 따라 쓰다 보니 최근에 무척 몰입해서 봤던 모자무싸라는 드라마의 장면들이 자연스럽게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외부의 상황이 아무리 거칠게 요동치고 주변의 모든 것들이 벼랑 끝으로 몰리는 것 같은 위기 속에서도 결국 내면의 중심을 단단하게 잡고 버티는 나 자신만 온전하다면 우리는 언제든 다시 일어설 수 있다. 그 묵직하고도 결연한 메시지가 드라마 주인공의 서사와 깊이 겹쳐지면서 지금 내 마음의 중심축은 어디를 향해 있는지 가만히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졌다.
모든 심지를 다 태우는 것이 인간의 운명일지라도 그럼에도 빛이 있고 아침이 있다는 작가의 통찰은 불안한 시기를 통과하는 사람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다. 우리는 존재만으로 사랑스럽고 아름답다는 책의 문구처럼 이 책은 그저 훌륭한 문장을 모아둔 모음집을 넘어 매일 나를 다정하게 돌보는 마음 수련장 같았다. 하루하루 바쁘다는 핑계로 내 감정을 살피는 일을 미루기 십상인데 이렇게 하루 한 장씩 나를 위해 좋은 말을 적어 내리는 시간은 나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 되었다.
타인의 날 선 말들에 쉽게 상처를 입었거나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옅어져 길을 잃은 기분이 들 때 정성껏 문장을 겹쳐 적는 행위만으로도 스스로를 다시 일으켜 세울 큰 힘을 얻을 수 있다. 일상 속에서 타인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고 나만의 단단한 중심을 잡고 싶은 사람들에게 따뜻한 필사의 시간을 꼭 가져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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