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알려주는 세상
아카세가와 겐페이 지음, 서하나 옮김 / 검정프레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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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세가와 겐페이의 고양이가 알려주는 세상은 제목 그대로 고양이의 시선을 빌려 우리가 사는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책이다. 노상관찰학자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저자는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평범한 사물들처럼 일상 속 고양이들의 모습에서 특별한 의미를 찾아낸다. 단순한 동물 에세이를 넘어서 고양이의 생태와 인간 사회의 묘한 닮은꼴을 유쾌하게 풀어내는 점이 흥미롭다. 다소 엉뚱하고 다정한 저자의 시선에 푹 빠져들게 된다.

이 책에서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부분 중 하나는 곳곳에 수록된 고양이 사진들이다. 고양이의 나라라고 불리는 일본 특유의 감성이 묻어나는 다양한 길고양이 사진들이 풍성하게 담겨 있다. 파란 방수포 밑으로 고개만 쏙 내민 표지 사진부터 시작해서 동네 골목이나 담벼락에서 여유를 즐기는 고양이들의 귀여운 모습이 글을 읽는 내내 시각적인 즐거움을 더해준다. 텍스트 사이사이에 무심한 듯 자리 잡은 사진들을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따뜻해지고 힐링이 되는 기분이다.

전반부는 고양이와 관련된 14가지 속담을 주제로 한 에세이로 구성되어 있다.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다거나 고양이한테 금화 같은 익숙하거나 낯선 속담들을 저자 특유의 기발한 상상력으로 해석한다. 인간의 이기적인 잣대로 고양이를 평가하던 기존의 시각을 뒤집어 오히려 고양이의 관점에서 인간 사회의 모순을 날카로우면서도 유머러스하게 꼬집는다. 정적이 흐르는 세계에서 작전을 수행하듯 조심스럽게 거리를 좁혀가는 고양이의 습성을 묘사한 대목에서는 공감되었다.



단순히 고양이에 대한 개인적인 단상을 늘어놓는 에세이로 끝났다면 조금 아쉬웠겠지만 책의 후반부 구성이 유익했다. 아카세가와 겐페이의 묘생 상담이라는 제목으로 엮인 후반부에는 고양이에 대한 실용적이고 유익한 정보들이 가득하다. 고양이와 인간이 어떻게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부터 길고양이 대량 도입이라는 엉뚱하지만 진지한 해결책까지 저자의 깊은 통찰이 돋보인다. 고양이를 향해 대놓고 광고하다 같은 챕터에서는 고양이의 심리와 행동 양식에 대한 정보까지 얻을 수 있어서 무척 유익했다.

결과적으로 이 책은 고양이를 사랑하는 애묘인들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선물이고 고양이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삶의 여유를 가르쳐주는 안내서다.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웅크리고 낮잠을 자는 고양이의 느긋함이 우리에게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 다시금 깨닫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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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omjung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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