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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 피플
앨리슨 에스파흐 지음, 김보람 옮김 / 북로망스 / 2026년 5월
평점 :
앨리슨 에스파흐 작가의 웨딩 피플은 삶의 벼랑 끝에 선 여자와 완벽한 결혼식을 꿈꾸는 신부의 기막힌 우연이 만들어낸 아주 눈부시고 유머가 가득한 소설이다. 뉴욕타임스 종합 베스트셀러를 비롯해 굿리즈 초이스 어워드 소설 부문 1 위를 차지하고 가디언과 타임 등 수많은 매체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될 만큼 전 세계 독자들을 완벽하게 사로잡은 백만 부 밀리언셀러 대작이다. 출간되자마자 여러 제작사의 치열한 경쟁 끝에 소니 픽처스가 영화 판권을 거머쥐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소설이 가진 압도적인 매력과 흡입력을 증명해 준다.
호화로운 해안가 호텔을 배경으로 화요일의 오프닝 리셉션부터 일요일의 본식까지 일주일 동안 이어지는 결혼식의 화려한 풍경을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특유의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파스텔 톤 색감이 머릿속에 생생하게 펼쳐졌다. 주인공 피비가 초록색 드레스와 금색 하이힐을 신고 죽음을 결심한 채 호텔 로비에 서 있는 장면은 마치 정교하게 연출된 영화의 한 장면처럼 시각적으로 너무나도 아름답고 낭만적으로 다가왔다. 삶을 끝내려는 자와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는 자가 축제의 소란 속에서 얽히고설키며 각자의 인생을 구원해 내는 과정은 슬픔과 유머가 완벽한 조화를 보여준다.
책을 읽으며 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이 있다. 주인공 소녀가 절망적인 상황에 놓이려면 어머니는 반드시 죽어야 했다 이야기는 늘 그런 식으로 흘러갔다. 피비가 그런 이야기를 좋아했던 것도 그래서였다. 착한 소녀가 성장해 나가는 모습 원하는 모든 것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 행복해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좋았다 끝 그리고 그건 피비의 이야기이기도 했다라는 문장이다. 불행을 견디고 마침내 행복해지는 동화 속 주인공들처럼 피비 역시 자신의 비극적인 현실을 어떻게든 해피엔딩으로 이끌고 싶어 했던 그 서글픈 내면이 고스란히 느껴져 먹먹한 감정에 사로잡혔다. 죽음에 관해 썼지만 이보다 더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책은 없다는 워싱턴 포스트의 추천사처럼 깊은 절망 속에서도 기어코 삶의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인간의 강인한 생명력을 엿볼 수 있었다.
이야기의 아름다움은 어떻게 끝나느냐에 있지 않고 어떻게 쓰이느냐에 있다는 책 문구는 이 소설의 진짜 가치를 완벽하게 요약해 준다. 삶의 막다른 골목에서 길을 잃고 방황하는 모든 분들이나 낯선 사람들과의 다정한 연결이 만들어내는 따뜻한 기적을 믿고 싶은 독자들에게 이 소설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다가올 영화의 개봉을 기다리며 활자가 전해준 감동을 스크린에서도 다시 한번 만끽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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