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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투라 CULTURA 2026.5 - Vol.143, 전쟁과 평화
작가 편집부 지음 / 작가 / 2026년 4월
평점 :
월간 문화전문지 쿨투라 5월호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에 반드시 짚어보아야 할 주제를 던진다. 이번 호의 테마는 전쟁과 평화다. 연일 뉴스를 장식하는 참혹한 이란 전쟁 상황을 지켜보며 마음이 무거웠다. 무엇보다 우리나라는 뼈아픈 한국전쟁을 직접 겪었고 머리 위에는 북한이라는 위협 요소가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평화라는 단어가 더욱 간절하게 다가왔다. 멀리서 벌어지는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언젠가 우리의 일상을 산산조각 낼지도 모르는 현실이라는 생각이 들어 짙은 공포심과 함께 현실감을 느낄 수 있었다.
테마 기사 중에서 고승철 작가의 톨스토이 대하소설 전쟁과 평화를 다룬 글이 기억에 남는다. 예전에 나도 그 방대한 소설을 완독하며 거대한 역사의 수레바퀴 속에서 짓밟히는 평범한 개인들의 미세하고 비극적인 운명에 공감했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함은세 작가의 평화가 밥 먹여준다는 누군가의 말처럼이라는 글귀 역시 공감을 많이 했다. 일상의 평범한 식탁과 무탈한 하루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평화라는 거대하고 보이지 않는 온기가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다소 무거워진 마음을 달래준 것은 다채로운 문화 예술 리뷰 코너였다. 그중에서도 5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리뷰 기사가 반가웠다. 특히 과거에 어린 빌리를 연기했던 1대 엘리어트가 어엿한 성인 배우로 훌쩍 자라 다시 무대에 돌아왔다는 소식을 접하고 가슴 뭉클한 감동을 느꼈다. 시간의 흐름과 예술의 연속성이 만들어내는 뮤지컬의 묘미 같았다. 또한 연상호 감독과 전건우 작가가 함께 쓴 신작 닥터 아포칼립스에 대한 북리뷰도 흥미로웠다. 평소 디스토피아 장르를 즐겨보는 편이라 두 거장이 만들어낼 파멸과 생존의 서사가 어떨지 진심으로 기대가 커서 조만간 꼭 찾아서 읽어볼 계획이다.
문화와 예술은 단순히 삶을 꾸미는 장식품이 아니라 참혹한 현실 속에서도 잃지 말아야 할 인간의 존엄과 평화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거울이다. 동시대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예술의 언어로 깊이 있게 성찰하게 해 준 이번 쿨투라 5월호는 팍팍한 삶에 훌륭한 지적 자극과 위로를 선사했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고 문화 예술이 전하는 따뜻한 연대의 힘을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 이 잡지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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