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선에서 국선으로 - 국선변호사의 사건 노트 : 법정에는 늘 사정이 있다
김민경 지음 / 하움출판사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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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변호사의 ‘사선에서 국선으로’는 차가운 법정에서 치열하게 싸우는 국선 전담 변호사의 땀방울과 진심이 고스란히 담긴 책이다. 13 년 차 변호사이자 초보 엄마인 저자가 무죄율이 극히 낮은 현실 속에서도 국민참여재판 10전 10승이라는 놀라운 대기록을 달성한 과정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책의 첫 번째 장에 등장하는 고 김광석 사건과 이상호 기자 명예훼손 재판 이야기는 나에게 무척 반갑게 다가왔다. 예전에 아내와 함께 김광석의 죽음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를 시사회에서 아주 몰입해서 본 적이 있다. 영화를 본 이후 그 사건의 재판이 향후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 당시 재판의 치열했던 법정 공방의 결과를 자세히 알게 되어 무척 흥미로웠다. 뉴스로만 접하던 굵직한 사건 이면에 변호사의 엄청난 고뇌와 치밀한 전략이 숨어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솔직히 말해서 그동안 국선 변호사라는 직업에 대해 영화나 드라마에서 스쳐 지나가듯 본 것이 전부였고 큰 관심이나 기대가 없었다. 형식적으로 변론을 진행하거나 열정이 부족할 것이라는 얄팍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핏주머니를 차고 법정에 서거나 구치소에서 태교를 하면서까지 피고인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저자의 모습을 보며 오랜 편견은 완전히 산산조각이 났다. 사선 변호사 시절의 화려함을 뒤로하고 더 오랫동안 공익에 헌신하기 위해 스스로 국선의 길을 선택한 저자의 숭고한 직업의식에 깊은 존경심이 생겼다.

특히 이 책은 국민참여재판이 가진 긍정적인 힘과 좋은 점을 강렬하게 부각해 준다. 딱딱한 법전과 판례에만 얽매이지 않고 평범한 시민들의 건전한 상식과 따뜻한 시선이 재판 과정에 개입되었을 때 법이 가진 본연의 온기가 살아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보이스 피싱 수거책으로 몰린 아기 엄마처럼 법의 문턱에서 억울하게 눈물 짓는 평범한 이웃들의 사정을 경청하고 무죄를 이끌어내는 배심원들과 변호사의 연대는 우리 사법 제도가 나아가야 할 희망적인 방향을 보여준다.

법정에는 늘 사정이 있다는 부제처럼 세상의 편견에 맞서 가장 약한 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어느 열정적인 변호사의 삶이 큰 감동을 선사한다. 차가운 법의 세계 이면에 숨겨진 뜨거운 인간애를 느끼고 싶은 독자들에게 국선 변호사의 고군분투를 보여주는 법정 기록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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