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 영월에서의 124일 뚜벅뚜벅 4
이규희 지음, 누하루 그림 / 이지북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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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희 작가의 단종 영월에서의 124일은 어린 나이에 왕위를 빼앗기고 유배지로 떠나야 했던 단종의 가슴 아픈 마지막 시간을 담은 역사 동화책이다. 특히 작가가 전작 어린 임금의 눈물에 이어 단종의 숨겨진 뒷이야기를 이렇게 훌륭한 후속편으로 완성해 낸 점이 무척 인상 깊다. 국내 개봉 영화 관객수 랭킹 2위에 오른 영화 왕과 사는 남자를 무척 재미있게 보며 비극적인 조선 왕실의 역사와 인물들의 엇갈린 운명에 깊은 매력을 느꼈는데 이 책은 특별하게 다가왔다. 돈화문을 나와 유배 길에 오르는 순간부터 청령포에 머물다 결국 하늘로 떠나는 단종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니 영화를 봤을 때의 기억도 함께 떠올라서 가슴이 먹먹해졌다. 특히 스크린을 통해 눈으로 확인했던 화려하고도 비극적인 영상미가 책 속의 담담한 활자들과 머릿속에서 자연스럽게 겹쳐지면서 단종과 주변 인물들이 느꼈을 처절한 고독을 한층 더 깊이 곱씹어 볼 수 있었다. 또한 영화에서는 미처 다루지 못했던 단종의 유배 생활과 세밀한 감정선들이 책 속에 아주 구체적으로 담겨 있어서 비극적인 역사의 이면을 훨씬 더 깊고 입체적으로 이해하기 좋았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자칫 무겁고 우울하게 느껴질 수 있는 비극적인 역사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아주 쉽고 흥미롭게 풀어냈다는 것이다. 역사적 사실을 단순히 딱딱하게 나열하는 대신 어린 임금 단종과 충직한 신하 엄흥도가 나누는 뜨거운 우정을 중심에 두고 한 편의 영화처럼 이야기를 전개하여 아이들이 지루해할 틈 없이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어쩌면 달이 뜬 밤 단종과 엄흥도가 숲속을 거닐며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을까 상상하는 내용처럼 책 곳곳에 스며든 따뜻한 문장들이 슬픈 역사 속에서도 진한 감동을 선사한다. 누하루 작가의 서정적이고 따뜻한 그림체 역시 아이들이 단종의 외로움과 엄흥도의 충성심에 자연스럽게 공감하고 역사를 더욱 친근하게 받아들이도록 만드는 훌륭한 역할을 한다.

비록 슬픈 결말을 맺는 역사이지만 아이들에게 불의에 굴하지 않는 용기와 신의라는 귀중한 가치를 아주 자연스럽게 가르쳐줄 수 있는 책이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에서 느꼈던 여운을 활자를 통해 다시 한번 느끼고 싶은 우리 아이들에게 훌륭한 역사 동화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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