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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가 나에게 괜찮다고 말했다
위소 지음 / 동치미 / 2025년 1월
평점 :
위소 작가의 수어가 나에게 괜찮다고 말했다는 청각장애인 주인공 수현이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따뜻하고 감동적인 성장 에세이다. 내가 장애인이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아 다만 내가 나를 더 소중하게 여길 수 있길이라는 문장이 책을 펼치기 전부터 마음에 깊게 와닿았다. 주류가 아닌 삶을 살아도 괜찮다는 추천사처럼 이 책은 언어의 경계에서 방황하는 모든 이들에게 위로를 건넨다.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성장통을 귀여운 만화 형식으로 풀어내어 누구나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글씨만 빼곡한 에세이였다면 감정적으로 지칠 수도 있었겠지만 생동감 넘치는 주인공들의 표정과 웹툰식 연출 덕분에 전혀 지루할 틈 없이 이야기에 푹 빠져들 수 있었다. 고등학생 시절의 자격지심과 소외감에서 시작해 대학생이 되어 수어와의 첫 만남을 거치며 진짜 나의 언어와 꿈을 찾아가는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청인과 농인 그 어디에도 온전히 소속되지 못하고 숨 막히는 하루하루를 보내던 주인공이 수어를 배우며 세상과 새롭게 소통하는 장면은 무척 감동적이다.
책을 읽는 내내 오래전 감명 깊게 보았던 대만 영화 청설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영화 청설에서 수어로 대화하며 소리 없는 세상 속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진심을 나누던 주인공들의 맑은 모습이 이 책의 만화 속 다정한 장면들과 완벽하게 겹쳐 보였다. 목소리가 없어도 손끝과 눈빛으로 전해지는 마음이 얼마나 따뜻하고 강렬한지 영화를 보며 느꼈던 그 먹먹한 감동을 이번에는 만화를 통해 다시 한번 깊게 경험할 수 있었다.
단지 장애를 극복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고 스스로를 사랑하게 되는 지극히 평범하고도 위대한 자기 긍정의 기록이다. 남들과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자책하거나 세상의 획일적인 기준에 맞추느라 지쳐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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