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세종의 나라 1~2 세트 - 전2권 (양장)
김진명 지음 / 이타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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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 작가의 세종의 나라는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쓰고 있는 한글이 얼마나 처절하고 외로운 투쟁 끝에 탄생했는지 보여주는 아주 몰입감 높은 역사 소설이다. 평소 흡입력 있는 전개로 유명한 김진명 작가의 책을 좋아해서 신간이 나오면 챙겨보는 편인데 이번 책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백성을 섬기지 않는 나라는 나라가 아니다라는 문장이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그저 세종대왕이 집현전 학자들과 평화롭게 연구해서 만든 글자라고만 생각했던 얄팍한 역사 상식이 완전히 깨지는 순간이었다.

훈민정음은 글자가 아니라 조선의 운명이었다는 말이 나온다. 명나라의 사대주의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 우리의 소리를 담은 독자적인 글자를 만든다는 것은 단순히 문자를 발명하는 것을 넘어 거대한 제국을 향한 치명적인 선전포고와 같았다. 목차를 살펴보면 죽음의 열쇠나 집현전의 변고 그리고 명 조정의 분노 같은 심상치 않은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글자 하나를 지켜내기 위해 왕과 신하들이 목숨을 걸고 벌이는 치밀한 외교전과 숨 막히는 두뇌 싸움이 마치 한 편의 스릴 넘치는 첩보 영화를 보는 것처럼 긴장감 있게 펼쳐진다.

책을 읽는 내내 송강호 주연의 영화 나랏말싸미가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기득권 세력인 사대부들의 눈을 피해 은밀하고도 치열하게 글자를 만들던 세종의 고독한 얼굴이 소설 속 묘사와 완벽하게 겹쳐지며 더욱 깊은 몰입을 이끌어냈다. 영화 나랏말싸미가 신미대사와의 협력이라는 낯선 시각에 집중했다면 이 소설은 명나라와의 숨 막히는 외교전과 조정 내부의 암투를 거대한 스케일로 엮어내어 한글 창제의 숨겨진 서사를 훨씬 더 입체적으로 확장시켜 준다. 위인전에 나오는 박제된 성군이 아니라 고립 속에서도 끝내 백성을 포기하지 않았던 인간 이도의 깊은 고뇌를 담아냈기 때문에 그 감동이 남다르다. 내가 무심코 쓰고 있는 이 글자들이 얼마나 숭고한 희생 위에서 지켜진 것인지 느끼게 된다.

단순히 재미있는 픽션을 넘어 지금 내가 숨 쉬듯 누리는 이 언어의 자유에 대해 벅찬 감사함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 방대한 역사적 사실에 작가 특유의 압도적인 스토리텔링이 더해져 1권과 2권이 순식간에 읽힌다. 매일 스마트폰으로 짧고 가벼운 단어들만 소비하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이 책을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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