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수강생’들은 발레를 하며 귀엽게 좌절합니다 - 발레 마스터 이수경의 우아하고 유쾌한 성인 발레 관찰 에세이
이수경 지음 / 하움출판사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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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경 작가의 오늘도 수강생들은 발레를 하며 귀엽게 좌절합니다는 어른이 되어 다시 무언가를 서툴게 배우는 사람들의 땀방울을아름답게 기록한 에세이다. 흔히 발레라고 하면 유연하고 날씬한 전공자들의 우아한 무대만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이 책은 뻣뻣한 몸을 이끌고 스튜디오에 모여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는 팔다리 때문에 귀엽게 좌절하면서도 끝내 다시 바를 잡는 평범한 성인 수강생들의 고군분투를 보여준다. 완벽하지 않아도 그 순간만큼은 누구보다 솔직하고 아름답다는 작가의 시선이 팍팍한 일상에 지친 마음을 힐링 시켜준다.

물리치료사로서 발레가 단순한 예술을 넘어 아주 훌륭한 전신 재활 치료이자 물리치료가 될 수 있다는 사실에 깊이 공감했다. 어른이 된 우리는 왜 다시 기초를 배우고 있을까? 라는 질문은 임상 현장에서 만나는 수많은 만성 통증 환자들의 굽은 등과 거북목을 떠올리게 했다. 우리는 바쁘게 사느라 내 몸이 어디에 힘을 주고 어디서 숨을 참는지조차 모른 채 몸의 주도권을 잃어버렸다. 발레는 바로 그 무너진 신체의 정렬을 바로잡고 심부 코어 근육을 단련하여 잃어버린 고유 수용성 감각을 되찾는 가장 적극적인 교정 운동이다. 일상에서 자세가 달라지고 몸이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한다는 책 속의 고백은 발레가 불균형한 자세로 고통받는 현대인들의 척추 밸런스를 되찾아주는 좋은 운동임을 증명한다.

신체의 정렬은 필연적으로 마음의 치유로 이어진다. 몸을 견디는 사람은 결국 마음도 견딘다. 덜덜 떨리는 다리를 부여잡고 동작을 버텨내는 발레의 시간은 끈기와 인내를 기르는 정신적 수양의 과정이다. 잘 안되는 동작을 끊임없이 반복하며 조금씩 나아지는 자신을 발견하는 기쁨은 재활 치료실에서 환자들이 작은 관절 가동 범위의 회복에 환호하는 모습과 겹쳐 보였다. 같은 공간에서 땀 흘리며 함께 흔들리고 버티는 수강생들의 연대는 신체적 고통을 이겨내고 삶의 활력을 되찾게 만드는 강력한 치유의 에너지를 뿜어낸다.

남들과 비교하며 조급해하는 우리에게 느린 사람이 가장 멀리 간다는 묵직한 위로를 건넨다. 속도가 아니라 나만의 흐름을 만들고 잘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계속 해보기 위해 하루를 살아낸다는 문장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허리 통증에 시달리며 내 몸을 잊고 살았던 사람이나 무언가에 다시 도전할 용기가 필요한 어른들에게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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