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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베가 알려주는 우리 아이 뇌 사용법 - AI 시대, 사고력을 키우는 블록 놀이의 비밀
안은정 지음 / 미다스북스 / 2026년 1월
평점 :
안은정 작가의 가베가 알려주는 우리 아이 뇌 사용법은 스마트폰과 영상 매체가 육아의 필수품이 되어버린 요즘 시대에 다시 아날로그 장난감인 블록 놀이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AI 시대일수록 역설적으로 손의 지능이 필요하다는 문장이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았다. 아이가 칭얼거릴 때마다 습관적으로 작은 화면을 쥐여주며 조용해지기를 바라는 육아 방식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가베가 단순한 나무 교구가 아니라 아이의 뇌를 자라게 하는 건축 자재라는 사실이었다. 손끝으로 블록을 만지고 쌓으며 때로는 와르르 무너뜨리는 모든 경험이 아이의 전두엽을 자극하고 자기 조절력을 키워준다는 뇌과학적 접근이 신선했다. 눈으로만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디지털 자극에 익숙해진 아이들에게 구체적인 사물을 직접 만지며 추상적인 개념으로 나아가는 계단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저자의 설명에 깊이 공감했다. 이 부분을 읽으며 예전에 소아 물리치료실에서 일했던 경험이 떠올랐다. 뇌성마비나 발달 지연이 있는 아이들의 소근육 발달과 인지 치료를 위해 나무 블록 쌓기를 자주 활용했었다. 단순히 손의 힘을 기르는 것을 넘어 아이들이 블록의 모양과 색깔을 인지하고 균형을 잡기 위해 집중하는 과정 자체가 뇌 신경망을 새롭게 연결하는 훌륭한 재활 과정이었다. 현장에서 직접 목격했던 블록의 놀라운 치료 효과가 이 책의 뇌과학적 원리와 맞닿아 있어 더욱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특히 목차 3장에서 다루는 AI 시대의 인재상에 대한 내용이 마음에 깊이 와닿았다. 이제 정답을 빠르게 찾는 일은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훨씬 더 잘하는 세상이 되었다. 이런 낯선 시대에 우리 아이들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남이 낸 문제를 수동적으로 푸는 능력이 아니라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질문을 던지는 능력이다. 작가는 정해진 매뉴얼이나 답이 없는 가베 놀이를 통해 아이들이 끊임없이 시행착오를 겪고 자신만의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가장 훌륭한 사고력 훈련이라고 말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스스로 ‘아하!’ 하는 깨달음의 순간을 만끽하게 지켜봐 주는 것이야말로 진짜 교육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거실에 장난감을 잔뜩 어지르고 블록을 쏟아낼 때마다 치우기 귀찮다는 생각에 핀잔을 주거나 서둘러 정리하기 바쁘다. 아이가 고사리 같은 손을 꼼지락거리며 엉성한 무언가를 만드는 시간은 단순히 장난을 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고 자신의 뇌를 정교하게 빚어내는 위대한 작업의 순간이었다. 효율과 속도만을 강조하는 세상에서 아이에게 실수할 시간과 공간을 허락하는 프뢰벨의 철학은 감동적이다.
화려하고 비싼 디지털 교재가 넘쳐나는 환경 속에서 아이의 진짜 인간다움과 단단한 사고력을 길러주고 싶은 부모들에게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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