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부부
김용태 지음 / 미류책방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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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작가의 ‘현실부부’는 사랑해서 결혼했는데 왜 우리는 매일 싸울까라는 오래된 질문에 명쾌한 답을 주는 책이다. 30년 넘게 부부 상담 현장을 지켜온 저자는 부부가 안 통하는 것이 지극히 정상이라고 말하며 환상 속에 있는 결혼을 현실의 땅으로 끌어내린다. 우리는 흔히 부부는 일심동체여야 한다고 믿지만 저자는 서로 다른 우주에서 온 두 사람이 만나 이심이체로 살아가는 것이 결혼의 본질임을 일깨워 준다.

내가 이상해서 혹은 배우자가 나빠서 싸우는 게 아니었다. 남자는 힘과 서열을 중요시하고 여자는 관계와 공감을 중요시한다는 기질적 차이를 이해하고 나면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던 상대방의 행동이 조금은 납득이 갔다. 특히 우리가 배우자에게 바라는 것이 실은 내 어린 시절 원가족에게서 받지 못한 결핍을 채우려는 시도였다는 분석은 뼈아프지만 꼭 필요한 부분이었다.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사람끼리 본능적으로 끌린다는 내용이 기억에 남는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나의 부족한 점을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을 배우자로 선택한다고 한다. 성격 급한 사람은 느긋한 사람에게 끌리고 내성적인 사람은 활달한 사람에게 매력을 느낀다. 하지만 결혼 후에는 그토록 좋아 보였던 장점이 오히려 나를 가장 힘들게 하는 단점이 되어버린다는 지적에 무릎을 쳤다. 상대방의 신중함이 좋아서 결혼했는데 지금은 그 느려 터진 결정 속도 때문에 복장이 터질 때가 있다. 서로 달라서 싸우는 게 아니라 달라서 만났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니 그동안의 갈등이 필연적인 과정으로 이해되었다.

결혼 생활은 로또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하나도 안 맞아서 로또라는 뜻인데 이 책은 그 안 맞는 로또를 어떻게 맞춰가야 하는지 알려주는 당첨 번호 분석표와 같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비난 대신 내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법을 배우면서 비로소 결혼이라는 긴 마라톤을 완주할 용기를 얻었다. 낭만적인 연애 소설이 아니라 치열한 전투 교범이 필요한 모든 대한민국 부부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현실부부 #김용태 #미류책방 #서평단 @miryu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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