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빚는 시간 - 도예가 이경환의 흙처럼 삶을 빚어가는 울림 있는 이야기
이경환 지음 / 애플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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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빚는 시간'은 흙을 만지는 도예가의 손길을 통해 보여지는 삶을 쓴 책이다. 저자는 그릇을 빚는 과정이 단순히 물건을 만드는 노동이 아니라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고 자신을 수양하는 시간임을 고백한다. 흙을 반죽하고 물레를 돌리며 가마의 뜨거운 불을 견디는 도자기의 탄생 과정은 수많은 시련을 겪으며 단단해지는 인간의 삶과 닮아 있다.

도자기를 구워내는 것은 기다림의 미학이었다. 빨리빨리를 외치며 결과만을 향해 질주하는 현대 사회에서 도예는 흙이 마를 때까지 기다리고 가마의 온도가 오를 때까지 인내해야 하는 느림의 예술이다. 저자는 조급함을 버리고 자연의 시간에 순응할 때 비로소 가장 아름다운 색과 형태가 나온다는 진리를 보여준다. 당장의 성과가 보이지 않아 초조해하거나 남들과 비교했던 지난날을 반성하게 되었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며 묵묵히 견뎌낸 시간만큼 내면의 깊이가 더해진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특히 비워야 채울 수 있다는 텅 빈 그릇의 철학은 복잡한 머릿속을 맑게 비워주었다. 우리는 무언가를 끊임없이 소유하고 채우려 애쓰지만 정작 그릇의 가치는 그 안이 비어있을 때 빛을 발한다. 욕심과 집착을 내려놓고 마음의 여백을 만들 때 비로소 새로운 것들을 담을 수 있다는 가르침은 팍팍한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진정한 풍요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든다.

도자기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삶의 지혜가 담겨있다. 투박한 흙덩이가 아름다운 도자기로 다시 태어나듯 우리의 상처 입은 마음도 치유와 회복의 시간을 통해 더 단단하고 아름답게 빚어질 수 있음을 믿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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