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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너머의 미래 - 누가 자동차 산업의 패권을 차지할 것인가
안병기 지음 / 흐름출판 / 2025년 12월
평점 :
안병기 저자의 '엔진 너머의 미래'는 100년 넘게 도로를 지배했던 내연기관의 시대가 저물고 전기차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인 SDV가 주도하는 새로운 세상이 오고 있음을 알리는 책이다. 저자는 화려했던 엔진의 파티는 끝났다고 단언하며 이제는 바퀴 달린 스마트폰이 거리를 지배하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선포한다. 현대자동차와 삼성 SDI 그리고 미국 빅3 자동차 회사에서 일하며 전동화의 최전선을 경험한 저자의 통찰은 단순한 미래 예측이 아니라 현장에서 보고 느낀 생생한 모습을 전한다.
현재의 전기차 시장 정체를 실패가 아닌 옥석 가리기의 과정인 캐즘으로 해석한 부분이다. 테슬라의 독주와 중국 BYD의 약진 그리고 하이브리드의 반격 등 혼란스러운 시장 상황을 기술과 정책 그리고 지정학적 관점에서 입체적으로 분석해 주는 대목이 인상적이다. 단순히 이동 수단으로만 여겼던 자동차가 라이프스타일을 결정하는 거대한 플랫폼으로 진화한다는 사실은 충격이었다.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를 정의한다는 SDV의 개념을 이해하고 나니 앞으로의 자동차 경쟁력은 엔진의 마력이 아니라 코딩 능력과 배터리 효율에서 나온다는 저자의 주장에 깊이 공감하게 되었다.
얼마 전 즐겨 보는 유튜버 잇썹이 자율주행 자동차 테슬라를 직접 탑승하고 리뷰하는 영상을 보고 굉장히 충격적인 기억이 난다. 복잡한 도심 한복판에서 운전자 없이 스스로 핸들을 돌리고 차선을 변경하며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데려다주는 모습은 공상과학 영화가 아니라 이미 눈앞에 닥친 현실이었다.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가 가져올 혁명이 단순히 이론적인 이야기가 아님을 잇썹의 영상을 통해 생생하게 체감할 수 있었다. 글로 읽으며 상상했던 미래가 영상 속에서 구체적인 실체로 다가오자 모빌리티 산업의 변화 속도가 생각보다 훨씬 빠르다는 사실에 굉장히 놀랐다.
자동차 산업이 단순한 제조업을 넘어 에너지와 데이터를 아우르는 거대한 생태계 전쟁터임을 깨닫게 되었다. 자고 일어나면 업데이트를 통해 더 똑똑해지는 테슬라처럼 미래의 자동차는 우리의 시간을 점유하고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움직이는 거주 공간이 될 것이다. 막연하게 전기차 시대를 두려워하거나 의심했던 나에게 이 책은 변화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그 파도 위에 올라탈 수 있는 지혜와 안목을 선물해 주었다. 투자자라면 미래의 부가 어디로 흘러가는지 포착할 수 있을 것이고 일반 독자라면 다가올 모빌리티 세상을 미리 체험해보는 지적 유희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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