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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도시 이야기 ㅣ 현대지성 클래식 71
찰스 디킨스 지음, 정회성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11월
평점 :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는 최고의 시절이자 최악의 시절이라는 역사상 가장 유명한 도입부로 시작한다. 18세기 프랑스 혁명의 소용돌이 배경은 독자들을 집중시키게 만든다. 런던과 파리라는 두 도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소설은 단순히 혁명의 잔혹함이나 역사의 기록을 넘어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빛을 발하는 인간의 숭고한 사랑과 희생을 그린다. 혁명의 광기에 사로잡힌 파리의 모습은 섬뜩할 정도로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는데 단두대의 칼날 아래에서 무고한 피가 흐르는 장면들은 인간의 잔인함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 어두운 시대를 비추는 것은 시드니 카튼이라는 인물의 지고지순한 사랑이다. 방탕하고 무기력한 삶을 살던 그가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그리고 그녀가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기꺼이 바치는 과정은 아름답다. '내가 지금 하는 일은 내가 지금까지 했던 그 어떤 일보다도 훨씬 더 훌륭한 일이다'라는 그의 마지막 독백은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준다. 타인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는 그의 선택은 이기주의가 만연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나에게 진정한 사랑과 구원의 의미를 다시금 묻게 한다.
소설은 18년 동안 억울한 옥살이를 견뎌낸 마네트 박사의 부활과 혁명이라는 거대한 폭력 앞에서 쓰러져가는 개인들의 운명을 교차시키며 긴장감을 놓지 않는다. 작가는 격변하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도 결코 변하지 않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웅변한다. 증오와 복수는 또 다른 피를 부르지만 용서와 희생만이 결국 세상을 구원할 수 있다는 메시지는 20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고전이 왜 고전인지 증명해 주는 이 책은 삭막한 현실에 지친 우리에게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품위와 사랑의 위대함을 일깨워 주는 영원한 명작으로 읽혀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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