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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 케냐 ㅣ 나의 첫 다문화 수업 19
박윤선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5년 12월
평점 :
박윤선 저자의 '있는 그대로 케냐'는 우리가 동물의 왕국이라는 TV프로그램으로만 접했던 미지의 땅 케냐의 진짜 얼굴을 보여주는 책이다. 최근 방영되는 케냐 간 세끼 프로그램을 보며 출연진들이 낯선 식재료로 밥을 지어 먹고 고군분투하는 모습에 많이 웃었지만 화면 속의 예능적인 재미를 넘어 그곳 사람들의 진짜 밥상과 일상이 궁금해지기도 했다. 이 책은 그런 호기심을 채워준다. 사자나 기린이 뛰어노는 드넓은 초원만이 케냐의 전부라고 생각했던 편견은책의 내용들을 통해 깨져나갔다. 저자는 케냐를 단순한 관광지나 생존의 현장이 아닌 첨단 기술과 대자연 그리고 다채로운 문화가 공존하는 역동적인 삶의 터전으로 생생하게 그려낸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케냐가 세계적으로 가장 발달한 모바일 결제 시스템인 엠페사의 탄생지라는 사실이었다. 은행 계좌보다 휴대전화 속 모바일 머니가 더 보편화된 사회라는 점은 아프리카는 낙후되었다는 고정관념을 단번에 뒤집는다. 또한 수십 개의 부족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독특한 공동체 문화와 스와힐리어에 담긴 그들의 철학은 바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삶의 속도와 방향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들었다. 방송에서 보았던 소박한 한 끼 식사 뒤에 숨겨진 케냐의 커피와 차 문화 그리고 춤과 음악으로 삶을 예찬하는 그들의 진짜 모습을 보며 물질적인 풍요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결국 삶을 대하는 태도임을 깨닫게 된다.
낯선 이방인의 시선이 아니라 그 땅에 깊이 스며들어 살아본 사람만이 전할 수 있는 따뜻한 애정으로 가득 차 있다. 영국의 식민 지배와 독립이라는 아픈 역사를 딛고 일어선 케냐의 강인한 생명력은 한국의 역사와도 닮아 있어 동질감을 느끼게 한다. 아프리카의 심장인 케냐가 품고 있는 뜨거운 열정과 가능성을 발견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이 좋은 안내서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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