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지 않는 뇌

늙지 않는 뇌 - 최신 신경과학이 밝힌 평생 또렷한 정신으로 사는 방법
데일 브레드슨 지음, 제효영 옮김 / 심심 / 2025년 11월

데일 브레드슨의 '늙지 않는 뇌'는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기억력이 감퇴하고 뇌 기능이 떨어진다는 우리의 오래된 고정관념을 깨주는 책이다. 알츠하이머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저자는 뇌 노화가 피할 수 없는 운명이 아니라 우리가 매일 선택하는 생활 습관에 따라 충분히 조절하고 되돌릴 수 있는 현상임을 과학적 근거를 통해 증명한다. 막연하게 가지고 있던 치매와 노화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들게 만들었다. 우리는 흔히 뇌 건강을 유전적인 문제로 치부하며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저자는 리코드 프로그램이라는 구체적인 솔루션을 통해 염증과 영양 불균형 그리고 독소와 같은 인지 기능 저하의 원인들을 하나씩 제거하면 누구나 선명한 정신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최근 건강 분야의 가장 큰 화두인 저속노화의 개념 또한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와 비슷한다. 자극적인 가공식품과 불규칙한 수면 그리고 과도한 스트레스로 점철된 현대인의 삶은 가속노화의 페달을 밟는 것과 다름없다. 이러한 악순환을 끊어내고 뇌가 건강하고 우아하게 나이 들 수 있는 저속노화의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한다. 혈당 스파이크를 막고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식단은 단순히 체중 관리를 위한 것이 아니라 뇌세포를 파괴하는 염증을 가라앉히고 생체 시계를 늦추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된다. 남들보다 빠르게 늙어가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스스로 노화의 속도를 제어하려는 주체적인 태도야말로 건강한 노후를 책임지는 것이다.

운동과 수면 그리고 식습관과 스트레스 관리 같은 익숙한 단어들이 뇌 과학이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재해석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단순히 몸에 좋다는 막연한 조언이 아니라 뇌의 노폐물을 청소하는 글림프 시스템이나 뇌 가소성을 자극하는 구체적인 방법들이 제시되어 있어 신뢰가 간다. 특히 잠을 줄여가며 바쁘게 사는 것을 즐겼던 나의 지난 생활 방식을 깊이 반성하게 되었다. 잠자는 동안 우리 뇌가 치유와 회복의 시간을 갖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니 오늘 밤부터라도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또한 곰팡이나 미세플라스틱 같은 독성 물질이 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경각심을 일깨워 준다. 편리함을 좇느라 놓치고 있었던 환경적인 요인들이 결국 나의 뇌를 공격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저자는 뇌의 나이를 되돌리는 것이 불가능한 마법이 아니라 일상 속의 작은 변화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과학적인 결과물임을 역설한다.

늙지 않는 뇌는 단순한 건강 실용서를 넘어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과학적인 근거를 알려준다. 기억을 잃는다는 것은 곧 나 자신을 잃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이 책은 뇌 건강을 지키는 것이 단순히 병에 걸리지 않는 것을 넘어 삶의 주도권을 잃지 않고 끝까지 나답게 살아가기 위한 필수적인 노력임을 알려준다.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이 책은 뇌의 시간을 거꾸로 돌려 활기찬 인생을 살게 해주는 정보들이 가득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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