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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고양이 파견 클럽 1~2 세트 - 전2권
나카하라 카즈야 지음, 김도연 옮김 / 빈페이지 / 2025년 10월
평점 :
고양이 파견 클럽은 단순한 고양이 소설이 아니다. 이 책은 겉보기엔 귀여운 그림체지만 그 속에는 길고양이들의 웃음과 눈물 감동이 담긴 스트리트 라이프를 담고 있다.
표지를 장식한 두 고양이 잘된 귀와 복면은 이 시리즈의 매력을 압축해서 보여준다. 1권의 잘된 귀는 커피를 마시며 시크한 표정을 짓고 있다. 2권의 복면은 와인을 들고 막대사탕을 문 채 거만하게 앉아있다. 이처럼 인간 뺨치는 개성을 가진 고양이들이 주인공이다.
이 책은 고양이의 고양이에 의한 고양이를 위한 조직 NNN 남의 냥이 네트워크의 이야기다. NNN은 곤경에 처한 길냥이들을 구하기 위해 조직된 비밀결사다. 이 설정 자체에 흥미로웠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 길고양이들이 이런 체계적인 조직을 갖추고 서로를 돕고 있다는 것은 꽤 현실성 있는 상상 이었다.
이 지점에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고양이가 떠오르기도 한다. 두 작품 모두 고양이들이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비밀스러운 사회를 구축한다는 상상력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고양이가 로운 시대를 여는 거대하고 철학적인 서사를 다룬다면 고양이 파견 클럽은 훨씬 더 현실에 발을 붙인 하드보일드 사건에 가깝다. 그들은 세상을 구하는 대신 곤경에 처한 동료 길냥이를 구하기 위해 움직인다.
이들의 시니컬한 대화에 웃음이 터졌다. 집고양이 따위 될 생각 없거든이라는 대사는 길고양이로서의 긍지가 느껴져 통쾌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마냥 웃기기만 한 것은 아니다. 거칠고도 다정다감한 길냥이들의 세계는 뭉클한 감동을 준다.
특히 NNN의 리더인 잘된 귀는 자연 도태라는 논리를 앞세우면서도 위기에 처한 길냥이를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이런 츤데레 같은 모습이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이다.
고양이 파견 클럽은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한 편의 잘 짜인 조직 드라마를 보고 싶은 사람에게도 완벽한 책이다. 웃음과 눈물 감동이 끊이지 않는 이들의 세계를 통해 나는 우리 주변의 길고양이들을 다시 보게 되었다. 어쩌면 지금 내 옆을 스쳐 가는 저 고양이도 NNN의 중요한 요원일지 모른다는 상상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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