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는 꽤 귀여우니까 - 조금 서툴러도 괜찮아
메리버스스튜디오 지음 / 하움출판사 / 2025년 10월
평점 :
이 책의 제목 '나는 꽤 귀여우니까'를 처음 봤을 땐 실소부터 나왔다. 다양한 책 제목 중에서 귀여움이라니 ‘조금 서툴러도 괜찮아’라는 부제도 귀여웠다. 스스로를 탓하며 매일을 버텨내는 어른에게 이런 말랑말랑한 감성은 대단한 사치처럼 느껴졌다.
이 책은 무언가를 강요하지 않았다. 그저 세 마리의 작은 고양이들이 꼬물거리며 자신들의 일상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줄 뿐이었다. 빨래 옆에서 잠들고, 작은 화분에 물을 주고, 책을 읽는 그 모습들은 완벽하지도, 대단하지도 않았다. 그저 서툰 모습 그대로였다.
“오늘 하루도 애쓴 나에게 쓰담쓰담 해 줄 시간이 필요”하다고 “100번의 쓰담쓰담으로 나를 귀여워 해주세요”라고 말한다. 이건 우리 집 빵글이가 생각나는 글이다. 우리 집 빵글이를 100번 넘게 쓰담다 보면 오늘 하루 피로가 풀린다. 우리는 언제부턴가 스스로를 칭찬하고 귀여워하는 법을 잊어버렸다. 무언가 대단한 성과를 내야만 겨우 애썼다고 인정받는 세상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고양이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그저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귀엽다. 우리 집 반려견 빵글이처럼 말이다. 존재 자체를 긍정하는 가장 근본적인 외침이었다. '대단한 일을 해서가 아니라 그냥 나니까, 존재하니까 귀엽다’는 당연한 사실을 일깨워준다. '나는 괜찮은 사람일까?’라는 날카로운 질문 대신 ‘이렇게 귀엽게 살아도 되지 않을까?’라는 여유롭고 다소 낯간지러운 생각도 했다. 귀여운게 최고라는 말이 정답이다.
짤막한 만화와 그림일기, 직접 채워 넣는 빈칸들은 거창한 심리학 이론보다 더 큰 힘을 가졌다. 억지로 나를 사랑하라고 말하는 대신 귀여운 것들을 보며 잠시 웃게 만들고, 내 마음을 적어보게 한다. 이것은 단순한 힐링 에세이를 넘어 현대인의 자존감을 회복시키는 감정 회복제 같았다. 덕분에 누군가의 위로를 기다리는 대신 내가 나를 위로하는 법을 생각해보게 된다.
세상사에 지쳐 냉소만 남은 사람들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나 자신을 귀여워하고 아껴줘도 된다는 것을 알려준다. 책 제목만으로도 마음 한구석이 말랑해지는 기분이다. 여전히 세상은 힘들고 서툴지만 적어도 자신을 미워하지 않을 작은 용기를 얻게 해준다.
#나는꽤귀여우니까 #조금서툴러도괜찮아#메리버스스튜디오 #하움출판사 #서평단 @haum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