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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한 몸과 마음을 위한 쉼 매뉴얼
이진경 지음 / 파우사 / 2025년 6월
평점 :
물리치료사로서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을 만나는 것으로 시작하고 끝난다. 거북목, 뭉친 어깨, 만성 허리 통증이 주된 환자층이다. 그들의 굳은 근육을 풀고 틀어진 관절을 맞추며, 약해진 근력을 강화하는 운동을 처방한다. 하지만 매일같이 환자들을 대하며 느끼는 부분이 있다.
“이분들의 진짜 병은 몸이 아니라 쉼을 잃어버린 것에 있다.”
이진경 작가의 피곤한 몸과 마음을 위한 쉼 매뉴얼은 바로 쉼을 되찾게 해주기 위한 책이다. “죽도록 일하지 말고 살도록 쉬어라!”는 메시지는 현대인의 삶에 꼭 필요한 생존 전략으로 다가온다.
“아무도 쉬어도 된다고 말해주지 않았습니다”라는 문장은 치료실에서 매일 마주하는 현실이다. 환자들은 통증이 극에 달해서야 병원을 찾는다. 그들은 하나같이 "바빠서", "해야 할 일이 많아서" 참다 참다 왔다고 말한다. 우리는 일하는 법은 열심히 배웠지만 제대로 쉬는 법은 잊어버렸거나 심지어 쉼을 게으름이라 여기며 죄책감을 느낀다.
물리치료사로서 쉼의 부재가 몸에 어떤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오는지 매일 목격한다. 스트레스는 교감신경을 항진시켜 근육을 만성적으로 긴장시킨다. 제대로 된 휴식 없이 반복되는 노동은 근육과 인대에 미세 손상을 누적시켜 결국 염증과 통증을 유발한다. 환자들은 자신의 몸이 비명을 지르고 있는데도 그 신호를 무시하고 모든 걸 버텨낸 끝에야 병원을 찾는다.
이 책은 멈추는 법을 잃어버린 우리에게 쉼이란 회복의 기술이자 자기 존중의 태도이며, 적극적인 연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쉼은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는 방치가 아니라 쉼은 지금 우리 모두가 다시 배워야 할 언어이다.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고 커피 한 잔을 온전히 음미하는 것과 같은 구체적인 연습의 영역이다.
"결국 우리는 가장 먼저 다정하게 손 내밀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사람은 다름 아닌 바로 나 자신입니다."라는 구절이 인상적이다. 이것이야말로 모든 치료의 핵심이다. 내가 아무리 훌륭한 도수치료와 운동법을 알려준들 환자 스스로가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다정하게 돌보지 않는다면 통증은 반드시 재발한다.
피곤한 몸과 마음을 위한 쉼 매뉴얼은 단순한 에세이가 아니다. 이것은 내가 환자들의 운동 처방전과 함께 건네고 싶은 가장 근본적이고 따뜻한 삶의 처방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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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usaboo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