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살 것 같은 느낌에 관하여 - 저항의 문장가 윌리엄 해즐릿 에세이의 정수
윌리엄 해즐릿 지음, 공진호 옮김 / 아티초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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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해즐릿의 '영원히 살 것 같은 느낌에 관하여'는 단순한 고전 에세이집이 아니었다. 200년의 시간을 건너뛰어 마치 나의 가장 깊이 내재된 생각을 꿰뚫어 보고 말을 거는 듯한 경험을 준다. 버지니아 울프가 왜 그를 "최고의 문장가"라 불렀는지 책의 납득하게 된다. 그의 문장은 날카롭고, 정직하며, 시대를 초월한 힘을 가졌다.

해즐릿의 문장이 인간의 본성을 비추는 '투명한 거울' 같다는 점이었다. 그는 '천박한 비평가', '종교의 가면', '온화한 사람의 두 얼굴'처럼 인간의 허영, 욕망, 자기기만을 꼬집으면서도 그것을 차갑게 비난하지만은 않는다. 오히려 그 안에 깃든 연약함을 포용하며 "그래, 나도 그렇다"는 공감을 먼저 이끌어낸다.

그의 글은 단순한 성찰의 도구가 아니라 무비판적으로 세상을 받아들이려는 나의 태도에 의문을 느끼게 만들었다. 그를 '저항의 문장가'라 칭한 것은 그가 단지 당대의 권력에만 맞선 것이 아니라 시대를 막론하고 인간을 속박하는 모든 형태의 위선과 무사유에 저항했기 때문일 것이다.

유한한 삶 속에서 무한을 꿈꾸는 그 찰나의 생명력, 그 충만한 감각에 대한 묘사는 "영원할 것처럼 사랑하고 영원할 것처럼 꿈꾸라"는 말처럼 깊은 공감을 준다. 해즐릿은 인간이 자신의 죽음을 인식하면서도 실제로는 그것을 믿지 못하는 존재라고 말한다. 머리로는 끝이 올 것을 알지만 마음은 언제나 자신이 예외일 거라 생각하는 이 아이러니 속에서 그는 삶을 향한 본능적인 집착과 열망을 발견한다.

이 오래된 사유는 SNS에서 하루하루를 증명하듯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시대를 초월해 묻는 듯하다. "당신은 진짜로 살아 있다고 느낀 적이 있는가?"

결국 이 책은 나에게 두 가지 삶의 태도를 동시에 가르쳐주었다. 하나는 세상의 모든 부조리에 날카롭게 저항하는 치열한 지성이며 다른 하나는 죽음의 두려움을 인정한 채 오늘을 사는 삶의 용기다. '영원히 살 것 같은 느낌에 관하여'는 그저 아름다운 문장을 수집하는 책이 아니다. 삶을 지탱할 단단한 철학을 세우고, 세상을 더 명료하게 바라볼 용기를 얻고 싶은 모든 이에게 추천할 책이다. 해즐릿의 말처럼, 우리는 영원히 살 것처럼 느끼지만 바로 그 착각 덕분에 오늘을 살아간다.

★ 북스타그램_우주 @woojoos_story 모집, @artichokehouse 도서 지원으로 우주서평단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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