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임 전문가, 물리치료사 비기너 시리즈 14
안병택 지음 / 크루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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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유니폼을 입고 환자를 만나면서 안병택 선생님의 이 책이 좀 더 남다르게 다가왔다. 현직 물리치료사로서 이 책을 읽으면서 어쩌면 매일 반복되는 일상과 업무 속에서 잠시 잊고 지냈던 ‘처음 임상에 임하게 된 나’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싶은 마음에서였을 것이다. 실습실에서 열정 넘치던 학생, 첫 환자의 차트를 받고 긴장했던 신규 시절의 치료사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된다.

‘물리치료사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직업 공감 이야기’라는 부제처럼 근육과 뼈, 신경의 이름만 외우는 교과서에서는 결코 배울 수 없었던 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단순히 직업 안내서에 그치지 않는다. 저자가 현장에서 느낀 작은 변화의 기적, 환자의 ROM(관절가동범위)이 단 1도 증가했을 때의 희열, 한 걸음도 떼지 못하던 환자가 보조기를 떼고 다시 걷기 시작할 때의 그 벅찬 감동을 생생히 전하며 움직임 전문가로서의 사명감을 다시 한번 일깨운다.

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우리는 수많은 환자들을 만난다. 때로는 극적인 호전에 큰 보람을 느끼기도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환자의 상태에 함께 지치거나 복잡한 의료 시스템 속에서 나 자신이 단순한 ‘치료 기술자’로 소모되는 듯한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한다. 그런 선배 물리치료사가 후배 물리치료사에게 혹은 지친 동료에게 건네는 대화로 느껴지기도 한다. 우리가 근육과 신경을 다루는 기술자를 넘어 환자의 불안한 마음까지 일으켜 세우고 재활의 긴 터널을 함께 걷는 동반자임을 다시금 선명하게 보여준다.

우리는 단순히 의사의 처방을 수행하는 테크니션이 아니라 사람을 건강하게 만드는 근본적인 역할을 하는 전문직이다. 사람의 회복을 돕는 일의 가치가 무엇인지 그 중요한 과정을 다시금 상기시킨다. 우리가 환자의 몸에 손을 대는 행위가 단순한 근막 이완이나 도수치료를 넘어 한 사람의 무너진 삶을 다시 세우는 과정에 동참하는 일임을 깨닫게 한다.

학생 시절 해부학실의 열정, 처음 환자의 손을 잡았을 때의 긴장감, 그리고 환자가 웃으며 치료실 문을 나설 때의 벅찬 감동이 파노라마처럼 되살아났다. 바쁜 일정 속에서 때로는 루틴한 치료자로 머물러 있던 나에게 누군가의 움직임을 되찾게 하고 삶의 방향을 다시 세워준다는 이 일의 본질적인 보람과 초심을 일깨웠다.

'내가 왜 이 일을 사랑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다시 찾은 기분이다. 조금 더 따뜻한 손길로, 조금 더 전문적인 시선으로 그들의 움직임을 돕고 싶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I AM A PHYSICAL THERAPIST.” 이 문장의 무게와 가치를 다시금 자랑스럽게 되새기게 해준 모든 물리치료사를 위해 응원해주는 책이다. 그리고 물리치료사 라는 직업이 궁금한 사람들은 이 한 권으로 충분한 현장의 정보들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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