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서히 나에게 독이 되는 사람들 - 내 삶을 은밀히 착취하고 파괴하는 그들은 누구인가?
리사 이라니.안나 에케르트 지음, 서유리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5년 10월
평점 :
혹시 이유 모를 무력감에 시달리거나 특정 관계만 생각하면 마음이 유독 무거워진 적이 있다. 인간관계에서 이러한 경우들이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나타날 수 있다. 그럴 때마다 ‘내가 너무 예민한가?’라며 스스로를 탓하는 사람들도 많다. 서서히 나에게 독이 되는 사람들은 바로 그런 우리에게 “아니다!! 그 이유는 당신 때문이 아닐 수 있다”고 단호하게 말해주는 책이다. “내가 아픈 이유는 사람 때문이었다”는 책의 문장은 정곡을 찌른다.
우리 삶을 서서히 파괴하는 관계를 쓰러진 왕(King) 체스 말에 비유한다. 우리를 무너뜨리는 것은 거대한 적이 아니라 직장 상사, 동료, 친구, 연인, 심지어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곁에 있는 감정 착취자들 일 수 있다. 단순히 ‘나쁜 사람을 멀리하라’는 뻔한 조언에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왜 나는 이런 사람들과 계속 얽히게 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독자가 스스로의 관계 패턴을 성찰하도록 이끈다.
자기 책임을 회피하며 모든 문제를 전가하는 사람
도움이 필요할 때만 연락하고 내가 힘들 땐 무시하는 사람
끊임없이 비교하며 나의 성공이나 노력을 깎아내리는 사람
농담이라는 핑계로 비난과 무시를 일삼는 사람
이 목록을 읽는 것만으로도 머릿속에 누군가 떠오르면 이미 독이 되는 관계에 노출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바로 그 감정 착취자와 영혼 파괴자들의 심리적 조작 패턴을 명확히 보여주고 그들에게서 나를 지킬 수 있는 구체적인 심리적 방어술을 알려주는 전술서 같다.
수많은 관계 속 장면들이 떠올랐다. 왜 그 사람과의 대화가 끝나면 항상 기분이 나빴는지, 왜 그 모임에 다녀오면 진이 빠졌는지, 그동안 언어로 설명할 수 없었던 불편한 감정의 정체를 비로소 깨닫게 된다. 그 모든 감정들이 나만의 예민함 때문이 아니고 그것이 바로 독이 되는 관계의 명백한 신호였음을 알려준다. 무엇보다 가장 큰 위로가 되었던 건 “문제는 당신이 아니라 상대의 행동 패턴”이라는 메시지였다. 그 말 한 줄이 독이 되는 관계에서 벗어나는 것은 냉정함이 아니라 ‘자기 존중’의 시작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었다.
#서서히나에게독이되는사람들 #동양북스
#리사이라니 #안나에케르트 #서평단@dongyangbook @shelter_dy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