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투라 CULTURA 2025.10 - Vol.136, 장기하
작가 편집부 지음 / 작가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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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쿨투라 10월호는 표지부터 독자의 시선을 강렬하게 사로잡는다. 붉은 셔츠를 입은 장기하의 담담한 표정 속에는 단순한 가수의 이미지를 넘어 생각하는 예술가의 모습 담겨 있다. ‘ㅋ’자로 시작하는 그의 노래처럼 유쾌할 것 같으면서도 깊이를 알 수 없는 눈빛은 그를 얼마나 진지하게 탐구했는지 예고하는 듯했다. 쿨투라는 단순한 인터뷰집이 아니라 장기하라는 하나의 현상을 입체적으로 분석하고 해부하는 글들이 많았다.

이번 호의 백미 ‘Theme 장기하’ 이다. 여러 필자가 각기 다른 시선으로 그의 세계를 조명하며 그의 음악을 단순한 유행이 아닌 일상의 리듬과 언어의 실험으로 접근한다. ‘말맛의 음악’이라는 부분은 “말을 노래로 만든다”는 그의 철학이 어떻게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는지 분석하고 ‘사라지지 않은 문장가, 장기하’라는 글은 그를 작가로서 깊이 있게 파고든다. 특히 인터뷰 속 “음악은 내게 철학의 다른 형태”라는 그의 고백은 장기하가 단순히 뮤지션을 넘어 자기 세계를 음악으로 표현하는 예술가임을 다시금 느끼게 한다.

솔직히 나는 장기하를 ‘싸구려 커피’와 ‘ㅋ’의 유쾌함으로만 기억하던 팬이였다. 하지만 이 잡지를 통해 ‘음악감독 장기하’, ‘올드 레코드 문화를 사랑하는 장기하’ 그리고 '생각보다 쿨한 사람으로서의 장기하'를 만나게 되었다. 여러 글 들을 통해 그의 다채로운 페르소나를 맞춰나가는 과정은 그를 더욱 입체적인 인물로 드러내며 마치 잘 만들어진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쾌감을 선사했다. 그의 음악이 왜 그토록 일상적이면서도 비범하게 들리는지 그 ‘말맛’의 근원이 어디에서 오는지 어렴풋이 짐작하게 된 것이다.

쿨투라 10월호는 장기하의 이야기만 담고 있지 않다. Movie & Drama 에 실린 드라마 '폭군의 셰프' 리뷰는 단순히 줄거리를 요약하는 것을 넘어 작품이 담고 있는 시대적 의미와 인간의 욕망을 깊이 있게 파고든다. 이처럼 문학, 영화, 전시를 아우르는 다른 기사들 역시 사람과 생각. 예술의 뿌리를 탐구한다.

장기하의 진솔한 언어와 이를 담아낸 쿨투라의 따뜻한 시선이 어우러져 한 편의 산문집처럼 느껴졌다. 그의 이름은 단순한 고유명사를 넘어 시대를 관통하는 독창적인 문화 아이콘으로 새롭게 다가온다. 그의 팬이라면 반드시 소장하길 추천한다. 그의 음악을 한 번이라도 흥얼거려 본 사람이라면 그의 세계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최고의 안내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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