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뿌리가 된다
조희조 지음 / 바른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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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조 작가의 '사랑, 뿌리가 된다'는 거창한 위로나 화려한 조언 대신 나지막한 목소리로 우리 존재의 가장 깊은 곳을 들여다보게 하는 사색의 기록이다. 삶의 본질이 화려한 꽃이나 탐스러운 열매가 아닌 보이지 않는 땅속 뿌리에 있음을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사랑은 단지 설레는 감정을 넘어 한 인간을 온전히 서게 하는 근원적 에너지이다. 작가는 관계와 삶을 지탱하는 가장 깊은 힘이 결국 자신 안의 사랑임을 말하며 그 사랑으로 단단한 뿌리를 내리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보이지 않는 나의 내면의 모습에 느리고 답답하지만 힘을 쏟아 뿌리를 내리자. 내 생각에, 마음과 정신에, 영혼에 힘을 쏟아 묵직하되, 자연스레 흔들릴 힘을 갖자. 너는 캄캄한 밤에 온 천하에 떠 있는 별이고 달이니까.'

빠르고 즉각적인 성과를 요구하는 세상 속에서 느리고 답답한 내면의 성장을 이야기하는 목소리가 오히려 더 큰 울림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특히 “자연스레 흔들릴 힘을 갖자”는 구절은 인상 깊었다. 완벽하게 서 있으려는 강박 대신 흔들림 속에서도 중심을 지키는 유연함이야말로 진짜 뿌리에서 나오는 힘이라는 작가의 통찰에 깊이 공감했다.

이 책은 명상을 하는 듯한 평온함을 느끼게 해준다. 자극적인 내용 없이도 페이지를 넘길수록 마음이 차분해지고 잊고 있던 내면의 나와 대화를 해보게 된다.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에게 집중하며 온전히 나를 위한 사랑의 뿌리를 내리는 법을 배우게 되는 것이다.

교회를 다녀봤다면 이 책의 언어들이 더욱 특별한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작가가 말하는 ‘사랑’이라는 근원적 에너지는 세상을 창조하고 나를 지으신 신의 사랑과 다름없게 느껴진다. 삶의 뿌리를 내린다는 것은 변치 않는 말씀과 믿음 위에 나의 삶을 굳건히 세우는 신앙적 다짐과도 같다. 결국 이 책은 종교적인 색채를 짙게 띠지 않으면서도 가장 깊은 영성의 길로 독자를 안내한다. 세상의 소리가 아닌 내면의 음성에 귀 기울이고 보이지 않는 영혼의 힘을 기르는 과정은 신앙인에게 있어 그 무엇보다 익숙하고 중요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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