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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내 부모님 얘기해도 될까요? - 60년 된 시골 구멍가게 둘째 딸의 효사랑 일기
이혜성 지음 / 미다스북스 / 2025년 7월
평점 :
“혹시, 내 부모님 얘기해도 될까요?” 이혜성 작가의 책은 조심스럽고도 애틋한 제목이다. 효 라는 단어가 부담이 되고 부모 돌봄이 무겁게 느껴지는 시대에 사랑의 본질을 다시 묻는 따뜻한 질문으로 다가온다. 60년 된 시골 구멍가게 둘째 딸이 늙고 병든 노부모를 돌보며 써 내려간 ‘효사랑 일기’이자 누구나 언젠가 마주하게 될 ‘돌봄과 이별의 시간’에 대한 깊은 사색의 에세이다.
노부모 돌봄에 대한 현실적인 방법을 알려주는 지침서가 아니다. 오히려 부모를 돌보는 일이 얼마나 현실적이고 때로는 서운하고 외로운 일인지 솔직하게 드러내면서도 그 안에 여전히 깊은 사랑이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작가는 부모를 향한 효심과 자식으로서의 한계를 담담히 풀어내며 “부모가 아플 때 비로소 우리는 내리사랑의 은혜를 알게 된다”는 세월 지난 후의 깨닫는 순간으로 우리를 이끈다.
부모님의 노년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경험이 있는 독자라면 작가의 표현 하나하나가 남 일 같지 않게 다가올 것이다. 효도를 하고 싶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는 현실이다. 더 잘해드리지 못했다는 후회도 하고 그럼에도 여전히 부족하게만 느껴지는 나의 모습이 보인다. 작가의 진심 어린 고백은 마치 나의 이야기처럼 다가와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나는 부모님께 어떤 자식이었을까’, ‘이제라도 더 따뜻하게 대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아직 부모님 곁에 머물 수 있는 이들에게는 남은 시간의 소중함을, 이미 부모님을 떠나보낸 이들에게는 가슴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효와 불효, 내리사랑과 치사랑의 경계를 넘나드는 진심의 기록이자 아름다운 사랑의 반성문이다. 읽는 동안 눈물이 살짝 나고, 덮은 뒤에는 마음이 조금 더 부드러워졌다. 지금 부모님과의 관계를 돌아보며 마음의 거리를 좁히고 싶은 사람에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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