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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한 인간론 - 쓸모의 끝, 의미의 시작
최준형 지음 / 날리지 / 2025년 10월
평점 :
‘무용한 인간론’이라는 제목은 AI와 자동화의 물결 속에서 자신의 쓸모를 끊임없이 증명해야 하는 우리에게 섬뜩할 만큼 위기로 다가온다. 최준형 작가의 '무용한 인간론'은 '쓸모의 끝, 의미의 시작’이라는 부제처럼 노동의 가치가 저물어가는 시대에 우리가 마주할 불안의 실체를 직시하고 인간 존재의 새로운 의미와 가능성을 모색한다.
기술 발전으로 인해 불안과 위기의식을 느끼는 현실을 날카롭게 분석하면서도 단순히 위기를 지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쓸모를 잃은 것이 아니라, 쓸모의 의미가 달라진 것’이라 선언하며 무용한 인간이라는 낙인이 두려움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다운 삶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을 이끌어낸다.
얼마전에 본 박찬욱 감독의 영화 '어쩔 수가 없다'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제지공장이 자동화되면서 평생을 바쳐 일해온 노동자들이 순식간에 쓸모없는 존재가 되어버리고 거대한 기계 앞에서 망연자실하던 모습은 그 장면이 던졌던 서늘한 질문이 있다. '기계가 모든 것을 대체할 때 인간은 어디에 서 있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바로 이 책이 제시하고 있었다. 영화가 보여준 것이 쓸모의 종언이라는 막막한 현실이었다면 저자는 바로 그 지점에서 의미의 시작이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한다.
성과와 효율만으로 평가받는 시대를 살다 보니 나조차 ‘내가 무엇을 해낼 수 있느냐’는 질문에 갇혀 나 자신을 점수로 환산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그 쓸모라는 족쇄에서 벗어나 ‘내가 어떤 존재로 살아가느냐’는 본질적인 질문으로 삶의 중심을 다시 세우도록 안내한다. “존재 자체로 가치를 증명하라”는 메시지는 그동안 외면해왔던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나만의 의미를 찾아 나설 용기를 주었다.
'무용한 인간론'은 단순히 노동의 종말을 다룬 책이 아니라 인간 존재에 대한 철학적 통찰과 실질적인 삶의 방향성을 함께 제시하는 책이다. 박찬욱 영화 속 주인공처럼 불안이 희망으로 바뀌는 경험과 함께 ‘쓸모의 종언은 인간다움의 서막이다’라는 마지막 문장이 앞으로의 시대를 살아가는 데 깊은 깨달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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