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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한 투자자
다니엘 라스무센 지음, 최용석 옮김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 2025년 7월
평점 :
주식 시장에서 10년이라는 세월은 결코 짧지 않다. 그 시간 동안 강세장과 약세장, 수많은 테마의 흥망성쇠를 겪으며 살아남은 투자자에게 남는 것은 화려한 기법이 아니라 시장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보잘것없는 존재인지를 깨닫는 겸손함이다. 다니엘 라스무센의 '겸손한 투자자'는 내가 그 10년의 비싼 수업료를 내고 얻은 교훈들을 한 권의 책으로 응축해 놓은 듯한 깊은 공감과 통찰을 안겨주는 책이다.
단순한 투자 지침서라기보다 투자를 바라보는 사고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주는 책이다. 10년 넘게 시장에 머물다 보면 비법을 설파하는 책들이 얼마나 공허한지 자연스레 알게 된다. 특정 종목이나 매매 타이밍을 알려주는 대신 투자의 가장 근원적인 사고방식을 바꾸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시장을 예측하려는 모든 시도가 결국 오만이며 실패로 귀결될 수밖에 없음을 냉철한 데이터와 분석을 통해 증명한다. 이는 지난 10년간 뉴스를 쫓고 미래를 예단하며 저질렀던 수많은 실수를 정면으로 마주하게 하는 아픈 과정이었다.
투자는 결국 시장과의 싸움이 아니라 끊임없이 비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려는 나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시장이 영원히 상승할 것처럼 느껴졌던 시기의 탐욕, 폭락장에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던 공포 그리고 몇 번의 성공으로 내가 시장을 이길 수 있다고 믿었던 치명적인 오만까지 그 인간 행동의 심리적 편향이야말로 가장 큰 리스크임을 명확히 짚어준다.
지금까지는 ‘언제 오를까, 무엇을 사야 할까’에만 집중했다면 이제는 ‘어떻게 오래 버틸 수 있을까, 내가 세운 원칙을 지킬 수 있을까’를 먼저 묻게 된다. 불확실성과 변동성으로 가득한 시장에서 살아남는 길은 화려한 기술이 아니라 분산투자와 같은 기본을 지키며 겸손하게 원칙을 따르는 꾸준함이라는 사실을 증명한다.
'겸손한 투자자'는 이제 막 투자를 시작한 초심자보다는 시장의 쓴맛과 단맛을 모두 경험하며 자신만의 철학을 정립하고자 하는 진지한 투자자에게 더 큰 울림을 줄 책이다. 겸손함 이야말로 변덕스러운 시장 앞에서 나의 자산을 지켜줄 가장 강력한 무기라는 확신이 들었다.
[이 서평은 서평가 지스(@jisikinn.book) 의 '지식인 독서단'을 통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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