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28km의 사랑 - 나폴리와 나의 이야기, 그리고 축구에 관하여
김필진 지음 / 미다스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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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수많은 해외축구 팬들은 매주 비슷한 의식을 치른다. 알람을 맞춰 놓고 새벽에 일어나거나 다음 날의 피곤을 각오한 채 밤을 새우며 TV 화면 너머 8928km 떨어진 곳의 선수들을 향해 소리친다. 김필진 작가의 '8928km의 사랑'은 바로 그 화면 너머의 세상으로 직접 뛰어든 한 팬의 뜨거운 기록이자 우리 모두가 꿈꾸던 성지순례의 여행기다.

평범한 여행기와 다르게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저자가 단순한 관광객이 아닌 현지 팬의 심장으로 나폴리를 겪어냈기 때문이다. 우리 같은 팬들이라면 누구나 상상해봤을 것이다. 축구 경기장의 푸른 물결 속에서 현지 팬들과 어깨를 걸고 응원가를 부르고 경기 후에는 낯선 이들과 친구가 되어 축구 이야기로 밤을 새우는 모습을 말이다. 저자는 바로 그 꿈을 현실로 만들어냈다. 책 속에서 그가 나폴리 팬들과 폭죽 연기를 맞으며 하나가 되는 장면은 단순한 현장 묘사를 넘어 모든 해외축구 팬들의 로망이 이루어지는 순간처럼 느껴져서 감동이었다.

특히 나폴리라는 도시와 SSC 나폴리라는 팀이 가진 특유의 열정과 광기는 해외축구 팬이라면 익히 아는 것이다. 저자는 축구를 통해 도시의 역사와 사람들의 삶 속으로 깊숙이 들어간다. 이것은 단순한 스포츠 관람이 아니다. 언어와 국적은 달라도 같은 팀을 사랑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우리가 되는 기적. 이 책은 바로 그 축구가 만들어내는 연대의 모습을 생생하게 증명한다.

이 책은 대리만족과 함께 나의 팀을 향한 애정을 다시금 불타오르게 만들었다. 책을 읽는 내내 나는 나폴리가 아닌 내가 응원하는 팀의 홈구장을 상상하고 있었다. 언젠가 그곳에 가서 저자처럼 현지 팬들과 뜨겁게 어울리고 싶다는 열망이 샘솟았다. 결국 '8928km의 사랑'은 나폴리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새벽잠을 설치며 아낌없는 사랑을 보내는 이 땅의 모든 해외축구 팬들에게 바치는 헌사이자 당신의 사랑이 결코 헛되지 않다고 말해주는 증명이다. 이 책은 축구를 사랑하는 당신의 심장을 다시 한번 뜨겁게 뛰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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