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딩·인사이트·디자인
터너 더크워스.자일스 링우드 지음, 정상희 옮김 / 을유문화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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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제목만 보고 '브랜드 전문가나 디자이너들이 읽는 전문 서적 아닐까?' 하는 생각에 선뜻 손이 가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막상 책장을 넘기기 시작하면 이 책이 전문가뿐만 아니라 평범한 우리 모두에게 흥미롭고 깊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브랜드가 단순히 로고나 광고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들에게 어떤 기억과 감정을 남기느냐에 달려 있다는 점이었다. 평소 습관처럼 사용하던 제품과 서비스를 떠올리며 '나는 왜 이 브랜드를 선택하게 되었을까?'를 생각해보니 나도 모르게 브랜드가 주는 이미지와 경험에 큰 영향을 받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늘날 소비자는 광고를 건너뛰고 팝업창을 닫을 수 있지만 디자인만큼은 피할 수 없다. 매장에서 손에 쥔 제품의 포장, 거리를 스치는 로고, 온라인에서 마주하는 이미지 등 디자인은 브랜드와의 첫 만남을 주선하는 ‘피할 수 없는 언어’다. 그리고 그 언어는 브랜드의 모든 것을 정직하게 말해준다.

‘심플하지만 오래 기억되는 디자인’이 가장 강력하다는 설명 역시 공감 가는 대목이었다. 왜 유명한 로고들이 복잡하지 않고 단순한 형태를 띠는지 이해하게 되니 길에서 무심코 보던 간판이나 포장 디자인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다. 마치 단순한 그림 속에 브랜드의 철학과 전략이 숨어 있는 비밀 코드를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원칙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코카콜라다. 코카콜라의 흘려 쓴듯한 스펜서체 로고와 잘록한 컨투어 병은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거의 변하지 않았다. 이것은 단순한 디자인을 넘어 행복, 축제, 짜릿한 순간 같은 감정을 떠올리게 하는 강력한 상징이 되었다. 우리는 그냥 콜라를 마시는 게 아니라 그 병을 쥐는 촉감과 로고가 주는 익숙함 그리고 그와 연결된 수많은 기억을 함께 소비하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코카콜라의 빨간색이 왜 그토록 강렬하게 느껴지는지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

책을 읽는 동안 어려운 전문 용어는 거의 없었고 다양한 브랜드 사례가 소개되어 이해하기 쉬웠다. 물론 디자인 업계에 대해 전혀 모르는 입장에서 부분적으로 낯선 설명도 있었지만 전체적인 흐름을 따라가는 데 큰 방해는 되지 않았다. 오히려 '그래서 디자이너들이 단순해 보이는 결과물을 만들기까지 그토록 깊은 고민을 하는구나' 하고 그들의 노고를 느낄 수 있었다.

결국 이 책은 브랜드를 바라보는 나의 눈을 많이 바꿔 주었다. 이제는 로고나 광고를 볼 때 단순히 ‘예쁘다, 멋지다’라고 생각하는 대신 ‘이 브랜드가 나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브랜딩 인사이트 디자인'은 디자인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도 충분히 재미있게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브랜드의 세계를 새롭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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