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혁적 중도의 때가 왔다 - 나라다운 나라를 어떻게 만들까
백낙청 지음 / 창비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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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3일의 밤을 우리 현대사의 비극적 장면 중 하나로 기억하며 백낙청 교수의 '변혁적 중도의 때가 왔다'라는 책의 제목이 더 와닿았다. 21세기 민주주의 국가의 심장부에서 울려 퍼진 계엄령 선포는 우리가 피땀으로 쌓아 올린 민주주의가 얼마나 쉽게 극단으로 치우치고 또 얼마나 취약한 기반 위에 서 있었는지를 폭로한 참담한 내란 행위였다. 분노와 무력감 속에서 이 책이 던지는 ‘변혁적 중도’라는 화두가 바로 그와 같은 역사적 과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길이라는 점에서 깊은 공감과 절박함을 느꼈다.

저자가 평생에 걸쳐 통찰해온 ‘분단체제’라는 개념은 12.3 내란을 통해 끔찍한 실체로 우리 앞에 다가왔다. 내란을 실행한 세력들이 내세운 질서 와 안정이라는 이름의 거짓된 중도는 사실상 극단의 폭력으로 체제를 유지하려는 기만일 뿐이었다. 그들은 남북의 대결 구도를 자신들의 기득권을 위한 방패로 삼고 민주적 절차를 파괴하며 헌정질서를 유린했다. 분단체제가 단순히 군사적 대치 상황이 아니라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고 극우와 극좌의 논리만을 강화시키는 근원적 모순임을 다시금 확인했다. 12.3 내란은 그 모순이 곪아 터진 비극적 사건이었던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중도의 길은 단순히 양쪽의 극단을 절충하는 미온적 방식이 아니라 역사를 직시하고 그 속에서 새로운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가는 능동적이고 변혁적인 태도였다. 불의에 맞서 싸우되 또 다른 극단으로 기울지 않고 사회 전체가 공감할 수 있는 변화를 추구하는 것. 이는 내란 세력이 보여준 왜곡된 중도와는 전혀 다른, 진정한 의미의 통합과 전진을 위한 실천적 전략이다. 12.3 내란을 겪은 우리에게 ‘변혁적 중도’는 더 이상 학술적 담론이 아닌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생존의 철학이 되었다.

촛불 혁명에서 보여준 시민의 위대한 힘을 새로운 체제, 즉 ‘2025년 체제’를 여는 핵심 동력으로 주목한다. 12.3 내란이 선포되었을 때 가장 먼저 거리로 뛰쳐나와 불의에 저항했던 것은 이름 없는 시민들이었다. “민주주의는 한 번 쟁취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균형과 성찰 그리고 시민의 실천으로 지켜내야 한다”는 교훈을 다시금 되새겼다. 깨어있는 시민들의 자발적이고 창조적인 에너지가 어떻게 낡은 체제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지 우리의 저항에 역사적 정당성과 미래 비전을 부여해주었다.

12.3 내란이 남긴 상처를 넘어 우리가 무엇을 청산하고 무엇을 세워야 하는지를 명확히 보게 되었다. 백낙청 교수의 혜안을 나침반 삼아 이제 우리는 내란 세력을 단죄하는 것을 넘어 그들이 다시는 발붙일 수 없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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