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주는 안경사 - 안경사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직업 공감 이야기 비기너 시리즈 13
공대일 지음 / 크루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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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치료사로서 나의 일은 환자의 몸에 집중하는 것이다. 통증으로 굳어진 관절을 풀고 약해진 근력을 되살려 다시 자유롭게 걷고 움직이는 기쁨을 되찾아주는 일이다. 늘 환자의 움직임과 기능을 고민하던 내게, '보는 것'의 가치를 다루는 공대일 작가의 '행복을 주는 안경사'는 신선한 호기심으로 다가왔다. 같은 의료기사 직군에 속해 있지만 전혀 다른 감각을 다루는 안경사의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다. 이 책을 보고나서 분야를 넘어선 깊은 동질감과 뜨거운 직업적 공감을 느끼고 있음을 깨달았다.

안경사라는 직업의 A to Z를 친절하게 안내하지만 내게 가장 와 닿았던 것은 단순히 정보의 나열이 아니었다. 그것은 바로 한 사람의 몸에 최적화된 '기능'을 찾아주려는 전문가의 치열한 고민과 철학이었다. 환자의 보행 패턴과 생활 반경을 분석해 맞춤 운동 프로그램을 짜는 나의 일처럼 저자는 고객의 얼굴 형태와 보는 습관, 직업까지 고려해 가장 완벽한 세상을 보는 창을 디자인하고 있었다. 미세한 각도와 작은 수치 하나로 환자의 편안함이 좌우되는 것을 숱하게 경험했기에 섬세한 피팅 과정 하나하나에 담긴 노력의 무게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작가가 꾸준히 자신의 일에 대해 고민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태도는 큰 자극이 되었다. 단골 고객이 생기는 이유 또는 다시 그 사람을 찾는 이유는 단지 좋은 안경을 써서가 아니라 나를 존중해주는 전문가를 만났기 때문일 것이다. 나 또한 내 환자들이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치료사가 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때로는 더딘 회복에 좌절하는 환자를 다독이고 보이지 않는 통증을 공감하려 애쓰는 순간들. 작가가 까다로운 클레임을 해결하고 고객의 미소를 마주하며 느끼는 보람은 내가 환자의 통증이 줄었다는 말 한마디에서 얻는 희열과 정확히 같았다.

행복을 주는 안경사는 내게 익숙했던 치료의 개념을 새로운 감각으로 확장시켜 주었다. 이 책은 비단 안경사를 꿈꾸는 이들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 나와 같은 물리치료사는 물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누군가의 불편을 덜어주고 행복을 찾아주기 위해 애쓰는 모든 의료인들에게 큰 영감과 위로를 줄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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