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도시, 미래를 혁신하다 - 빅데이터가 말하는 스마트시티
진희선 외 지음 / 나무지혜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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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교통상황 앱으로 최적의 경로를 확인하고,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요금을 결제하며, 인공지능 스피커에게 오늘의 날씨를 묻는 것은 이제 우리의 평범한 일상이 되었다. 이처럼 기술은 이미 우리 삶과 도시에 깊숙이 스며들어 있다. '스마트도시, 미래를 혁신하다'는 이러한 기술의 발전이 도시라는 공간을 어떻게 바꾸고, 우리의 미래를 어떤 모습으로 혁신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흥미롭고도 깊이 있는 청사진을 제시하는 책이다.

스마트도시를 단지 ICT 기술이 결합된 도시가 아니라, 삶의 질을 중심에 둔 인간 친화적 도시로 정의한다. 이 관점은 특히 인상 깊다. 교통, 에너지, 환경, 행정 서비스 등 각 분야의 스마트화 사례를 설명하면서도, 데이터와 기술의 활용이 시민을 위한 것이 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기술 중심이 아니라 사람 중심이어야 한다"는 말이 뻔해 보이지만, 실제로 그렇게 구현된 도시가 드물다는 점에서 이 책의 문제의식은 매우 현실적이다.

스마트도시의 미래는 분명 편리하고 효율적이다. 실시간으로 최적의 주차 공간을 안내받고, 인공지능 의사에게 원격으로 진료받으며, 행정 업무를 위해 관공서를 찾는 대신 모든 것을 집에서 해결하는 삶이다. 이는 우리가 꿈꿔왔던 미래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재난 및 안전 관리 시스템이다. 도시 곳곳의 위험 요소를 AI가 사전에 감지하고 경고하며, 재난 발생 시 드론과 로봇이 신속하게 투입되어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장면은 기술이 어떻게 인간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지에 대한 강력한 믿음을 심어주었다.

저자는 이러한 장밋빛 미래만을 제시하며 독자의 환상을 자극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더욱 날카롭고 진중한 목소리로 스마트도시가 가진 '그림자'를 조명한다. 도시 전체가 거대한 데이터 수집 장치가 될 때, 우리의 사생활은 어떻게 보호받을 수 있을까? 모든 것이 연결된 초연결 사회에서 해킹과 같은 사이버 위협은 도시 전체를 마비시킬 수도 있다. 또한, 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디지털 소외 계층은 더욱 고립될 것이며, AI 알고리즘의 결정이 기존의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경고를 한다.

기술 발전에 대한 무조건적 찬양도, 맹목적 거부도 아닌 성숙한 관점을 제시한다. 스마트시티라는 복잡한 주제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면서도 인간 중심적 가치를 잃지 않는 균형감이 인상적이다. 그래서인지 기술 그 자체에 매몰되어 사람을 잃어버리는 스마트하기만 한 도시의 위험성을 거듭 강조한다. 기술은 어디까지나 도구일 뿐, 그 중심에는 반드시 시민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시민의 참여를 통해 도시 문제를 함께 정의하고, 기술을 활용해 해결책을 모색하며, 그 혜택이 모두에게 공평하게 돌아가는 도시여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이 책이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진정한 지혜로운 도시의 모습이다. 단순히 미래 기술을 소개하는 책을 넘어, 우리가 살아갈 미래의 공간을 어떤 가치와 철학으로 채워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성찰을 안겨주는 균형 잡힌 안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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