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식(1991)

`나의 서양미술 순례`는 공지영의 `딸에게 주는 레시피`를 통해 알게 되었다. 작가가 딸에게 추천해준 책 중 한 권이다. 요리 레시피는 하나도 따라해보지 못했지만 이 책은 집어들었다.

`나의 서양미술 순례`는 미술이나 그림 감상 입문서는 아니다. 온전히 작가의 입장에서 말해주는 미술 순례이자 여행 에세이다. 그의 여정을 따라가며 그림과 조각, 건축물을 보고 공감하고 어려워도 했다.
그림과 조각에 대한 감상을 말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스치는 배경이 되지 않게 찬찬히 눈길을 주었다.

작가와 가족들의 사연에서 기인한 고뇌와 혼란, 분노가 여실히 느껴졌다. 작가 서경식은 작품 하나하나를 쉬이 지나치지 못하고 그 속에서 자신과 가족을 보았다. 먼 곳에서 온 이방인으로 여행 길 곳곳에서 나라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서양의 역사에서도 슬픔을 느낀다.

서양미술보다 책 곳곳에서 보이는 작가의 두 형에 대한 짧은 소회가 특히나 대한민국 사람에게 `나의 서양미술 순례`를 읽어볼 만한 이유가 되어 줄 것이다. 본래 미술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있다면 그도 좋겠지만.

- `나의 서양미술 순례`는 2002년 개정판으로 출판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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