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호께이(2014, 홍콩)

홍콩 소설은 처음이다. `13.67`은 사회파 미스터리 소설로 제목만 보고 내용을 짐작하기는 어려웠다. 다른 독자들의 좋은 평가에 읽기 시작한 소설은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기대에 부응하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3.67`은 홍콩을 배경으로 2013년부터 1967년까지 관전둬와 뤄샤오밍 두 형사의 사건해결을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며 보여주는 경찰소설이다. 소재나 인물 설정이 새롭지는 않다. 어려운 사건을 해결하는 천재적인 형사와 파트너 형사가 핵심인물인 구성이 말이다.

관전둬의 죽음과 함께 시작하는 소설 전반부에서는 세세하게 사건해결과 트릭을 보여주는 장점 외에 미스터리 소설의 큰 매력은 없었다.
다만 소설 전반에서 사회파 소설이라는 특징을 보여준다. 홍콩 반환이라는 큰 사회적 변화나 경찰 조직과 관료제를 통해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회 전반의 비리, 노동자 계급과 공권력의 무력 충돌과 폭탄 테러까지. 홍콩이라는 특수한 공간의 겉과 속을 보여주며 정서까지 안내한다.

소설 중후반에 사건들은 큰 맥락이나 트릭을 맞추는 재미를 느끼며 읽어나갔다. 관전둬의 젊은 날 활약상이 펼쳐진다.

책의 마지막 사건인 1967년, 반전과 함께 작가의 치밀함을 느꼈다. 많은 콘텐츠에서 반전으로 뒤통수를 치겠다며 말도 안되는 충격 이외의 것이 없는 결말을 보여준다. `13.67`은 공감가는 반전으로 미스터리 소설이지만 관전둬라는 인물의 생애를 보여준다. 뤄샤오밍과 관전둬의 관계와 관련된 새로운 무엇인가가 나올 것 같다는 예상은 한참 빗나갔다. 크흠.

찬호께이 작가의 다른 소설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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