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드릭 배크만(2015, 스웨덴)

노인=꼰대 공식에서 벗어나는 할머니가 등장한다. 곧 여덟살을 앞둔 손녀 엘사보다 더 화려한 말썽을 자랑하는 할머니다. 전작 `오베라는 남자`와 비슷하게 할머니가 주인공인가 싶지만 아니다.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는 꼬마 엘사의 모험과 할머니를 비롯한 아파트 입주민들의 이야기이다.

아파트 입주민들 ;
할머니네 집, 엘사네 집, 브릿마리와 켄트네 집, 레나르트와 마우드네 집, 알프네 집, 까만 치마를 입고 다니는 여자네 집, 무슨증후군을 앓는 아이네 집, 괴물네 집, 워스네 집

할머니는 엘사에게 슈퍼 히어로이다. 엄마는 이혼하고 예오리를 파트너로 만나 반쪽이를 임신하고 있다. 매일 할머니가 들려주는 미아마스를 포함한 왕국과 깰락말락나라의 동화는 엘사에게 큰 힘이 된다. 어느 날 슈퍼 히어로가 암에 걸린다. 히어로이자 유일한 친구인 할머니는 엘사에게 큰 임무를 맡기고 떠난다.

할머니의 마지막 편지 배달이다. 아파트 입주민들에게 할머니가 쓴 사과 편지를 배달하며 엄청난 덩치의 개 워스와 깔끔 강박증 괴물을 친구로 사귄다. 엘사는 이제 알게 된다. 그동안 할머니가 들려준 수많은 이야기들이 살짝 각색한 아파트 입주민들의 이야기라는 것을. 잔소리쟁이 브릿마리도 아주 개떡은 아니며 레나르트와 마우드가 그림자의 부모인 것도 알프아저씨의 첫사랑도... 할머니가 할머니가 아닐 적에 좋은 엄마는 아니었다는 비밀도. 마치 라디오 사연소개처럼 아파트 주민의 이야기가 술술 풀린다.

할머니의 동화와 실제 사람들의 매치는 독자에게 흥미를 주는 요소이다. 초반에 책 넘기는게 힘들었는데 적응하니 500페이지가 넘는 양에도 쉽게 읽었다. 전작 `오베라는 남자`에 비해 재미적 요소는 부족하지만 비슷한 듯 다른 소설을 써낸 것 같다. 다양한 캐릭터들이 입체적으로 묘사되어 이야기가 생동감있게 느껴졌다.

깜찍했던 에피소드는 할머니의 요술옷장이 Made by 알프의 작품이라는 것 정도. 워스가 떠나는 날 태어난 반쪽이의 이름이 엘사의 마음에 쏘옥 든다는 것도.
이야기는 누나 엘사의 파란만장한 모험과 친구들의 뒷 이야기가 상상되며 유쾌하게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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